무인도, 모닝보다 쌌는데…감정가 700만원, 33배 비싼 2.3억 낙찰
남해안의 무인도가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감정가는 경차 모닝보다 싼 700만원대에 불과했다. 경매 개시 후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33배가 오른 2억3400만원대에 낙찰됐다.
1일 경매업계·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모도리 상두륵도가 지난달 31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이 개시한 경매에서 2억3459만4100원에 낙찰됐다. 상두륵도의 감정가는 779만9300원이었지만, 51명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낙찰가율 3000%를 기록했다.
상두륵도는 모도의 남서향에 위치한 부속섬이다. 모도는 토지면적이 23만㎡가 넘고 47가구(77명)가 거주 중이지만 상두륵도는 과거부터 사람이 산 적 없었던 작은 섬이다. 가장 가까운 항구인 초평항은 1.6km 떨어져 있다.
상두륵도의 토지면적은 3391㎡이고, 지목은 임야로 분류돼 있다. 용도는 보전관리지역, 가축사육제한구역, 준보전무인도서 등으로 구분돼 있다. 준보전무인도서란 해양수산부 장관이 일시적 출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섬을 의미한다. 문화재보호법상 현상변경허가 대상 구역이자 산지관리법상 준보전산지에 해당한다. 그만큼 많은 제약이 있지만, 주택 정도는 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두륵도는 지난 7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섬 통째로 나왔습니다’, ‘779만원으로 1000평짜리 섬 사자’, ‘나만의 휴양지 꿈은 이루어진다’ 등 경매 소식이 올라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누리꾼들은 “자연인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딱”, “779만원? 무슨 홈쇼핑인가”, “진도 바닷길 축제 열리는 곳이다”, “배를 사고 정박지를 만드는 돈이 더 들겠다”, “돈만 있다면 별장으로 쓰겠네”, “다른 무인도 많다는데 매물로 나오려나”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상두륵도는 낙찰자가 매각 대금을 납부한 뒤 채무 관계를 해소하고 취득 절차를 마무리 지으면 섬의 소유권은 새로운 주인에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무인도가 경매로 나오는 일 자체도 드문데 감정가 대비 수십배에 낙찰됐다”면서도 “섬은 재테크적 측면에서 제약이 너무 많기 때문에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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