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코앞'에 떨어진 北미사일… 우리 군도 공대지미사일 맞대응(종합3보)
軍 F-15K·KF-16 전투기 띄워 NLL 이북 공해상에 3발 쏴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북한이 2일 동·서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포함해 1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에 맞서 우리 군도 전투기를 동원, NLL 이북 공해상을 향해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북한이 동·서해상을 향해 SRBM을 포함해 10발 이상 다종의 미사일을 발사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달 28일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쏜 지 불과 닷새 만에 동시다발적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특히 북한이 이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3발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 강원도 속초로부터 동쪽으로 57㎞, 동해 울릉도로부턴 서북쪽으로 167㎞ 거리 해상이다.
국제법상 각국의 '영해'가 기선(基線·기준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까지의 해역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우리 영해 '코앞'에 떨어진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동·서해안 접경지 일대에서 해안포와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지만, 이보다 '위협 수위'가 높은 탄도미사일을 사실상 우리 측을 겨냥해 발사한 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쏜 미사일 1발이 울릉도 쪽으로 날아오는 것으로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돼 경북 울릉군 전역엔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우리 영역에서 북한의 도발에 따른 공습경보가 발령된 건 2016년 2월 '광명성 4호' 인공위성 발사 이후 약 6년 만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서해상으로 쏜 미사일 중엔 NLL 이남에 떨어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 같은 미사일 도발에 따른 차원에서 공군 F-15K·K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NLL 이북 동해상을 향해 '슬램-ER'(사거리 278㎞) 등 공대지미사일 3발을 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발사지점부터 동해 NLL 이남 낙탄 지점까지와 같은 거리에 위치한 NLL 이북 동해 공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한다.
아울러 우리 군은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해 유지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합참은 공동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해 대응 중"이라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종섭 장관도 상황 발생 직후 보고를 받았고, 현재 정상적 상황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김승겸 합참의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엄정한 대응"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북 도발 관련 우리 군의 입장' 발표에서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에 근접해 떨어졌다"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우리 군은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등 도발은 지난달 31일 시작된 한미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질런트 스톰'엔 총 240여대의 한미 공중 전력이 참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달 31일 외무성 대변인, 그리고 이달 1일 박정천 조선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남조선(남한)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비빌런트 스톰'이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북한은 일체의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며 중단을 요구해온 상황. 동시에 북한은 지난 10개월 간 각종 미사일 발사와 공중무력시위, 포사격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로 무력도발을 벌여왔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제7차 핵실험 또한 언제든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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