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팔 없는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 “장애는 그저 약점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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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독일의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는 오로지 왼발과 입술만으로 음정과 음색, 볼륨을 조절해가며 연주한다.
클리저는 2일 서울경제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입술에 가하는 힘을 조절하면 얼마든지 다른 톤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원하는 소리를 찾아내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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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입술로만 음정·음색 조절
"거장의 호른 작품 알리고파"
9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제가 호른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너는 전문 연주자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어떤 소리를 내고 어떤 음악을 만들어내는지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제가 호른을 연습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체력 조절이었지 발과 입술로만 하는 연주가 아니었습니다. 보통사람들이 손으로 하는 걸 발로 한다고 해서 곤란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독일의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는 오로지 왼발과 입술만으로 음정과 음색, 볼륨을 조절해가며 연주한다. 선천적으로 양 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바라보는 편견 어린 시선은 거부한다. 여느 비장애인처럼 연주하면서 영국 본머스 심포니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며 음악성도 인정 받고 있다. 클리저는 2일 서울경제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입술에 가하는 힘을 조절하면 얼마든지 다른 톤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원하는 소리를 찾아내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강점과 약점을 안고 살아가듯, 장애인에게는 약점이 하나 추가됐을 뿐”이라며 “모든 약점은 강점으로 뒤바뀔 수 있음을 안다면 한계란 없다”고 강조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혼자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 새로운 언어를 배워서 통역사가 되고 싶지만 언어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 모두 그의 시선에서는 장애를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클리저는 “누구나 강점과 약점이 있다는 사실이 제게 살아갈 힘을 준다. 아무리 큰 약점이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역경에도 꿈을 잃지 않을 때 행복에 이르는 길이 열린다’고 강조하는 그는 “열정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 장애물 앞에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우기로 결심할 때 큰 보상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클리저는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수많은 호른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아다지오와 알레그로’도 첼로를 위한 곡으로 알려졌지만 원래 호른을 위해 만들어졌다. 베토벤 소나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5살에 처음 호른 레슨을 받았던 그는 “호른을 통해 여러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해서 어릴 적부터 관심을 가진 것 같다”며 “한 음만 연주해도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호른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클리저는 여러 차례 협연자로서 국내 팬들과 만난 적은 있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리사이틀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는 그는 “연주회에서는 관객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며 “관객 여러분이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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