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북한 탄도미사일 NLL 이남 낙탄…분단 이후 처음

보도국 2022. 11. 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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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지성림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북한은 오늘 각종 미사일 10여발을 동해와 서해상으로 쐈는데, 그 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우리 영해 근처에 떨어졌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이 NLL 이남으로 날아온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인데요.

외교안보 부처 출입하는 지성림 기자와 북한의 오늘 도발과 관련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우리 군의 발표 내용부터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죠.

[기자]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미사일 10여 발을 동해와 서해상으로 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오전 8시 51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 그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습니다.

낙탄 장소는 NLL 이남 26㎞, 속초 동쪽 방향 57㎞, 울릉도 서북방 167㎞ 수역인데요.

비록 공해상이기는 하지만 속초 앞바다, 즉 우리 영해에 상당히 근접한 곳입니다.

나머지 탄도미사일은 NLL 이남에 낙탄한 미사일과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는데요.

미사일 여러 발을 같은 방향으로 쏜 상태에서 1발이 중간에 낙탄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1발은 동해 NLL 침범을 목적으로 쏜 겁니다.

한마디로, 의도적이고, 예전보다 수위를 높인 계획적인 무력 도발인 겁니다.

탄도미사일이 울릉도 방향으로 날아오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와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이라며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1984년부터 최근까지 총 200여 발의 미사일을 동해와 서해로 발사했지만, 모두 NLL 이북 공해상에 떨어졌습니다.

북한이 NLL 근처 해상 완충구역으로 해안포나 방사포탄을 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남쪽을 직접 겨냥해 미사일을 쏜 건 처음입니다.

[앵커]

북한의 오늘 미사일 도발은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는데요.

이런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 있나요?

[기자]

북한은 어제 새벽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주 한반도 상공에서 실시되는 대규모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맹비난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군사적 도발을 계속하면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전쟁 연습'을 당장 걷어치우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정천 당 비서가 담화를 내놨습니다.

박정천 비서는 담화에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북한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훈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정천은 특히 한미 당국이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시도한다면 이른바 '특수한 수단'들은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한미는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담화를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박정천이 얘기한 '특수한 수단'은 결국 미사일을 NLL 이남으로 쏴서 위협 수위를 부쩍 높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언급한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관해서 설명해주시고, 북한이 이렇게 한미 연합훈련이 한창인 기간에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가 있나요?

[기자]

우리 공군과 미 7공군사령부는 월요일부터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 중입니다.

금요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는 양국 군용기가 240여대나 참가했습니다.

우리 공군에서는 F-35A, F-15K, KF-16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 140여 대가, 미 공군에서는 F-35B 전투기, 전자전기, 고공정찰기, 공중급유기 등 100여 대가 출격했습니다.

미 해병대와 해군, 육군의 공중 전력도 동참했고, 처음으로 호주 공군도 이번 훈련에 공중급유기 1대를 파견했습니다.

한미 당국이 이처럼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을 시행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입니다.

F-35B 스텔스 전투기는 이번에 최초로 국내 기지에 착륙해 훈련에 참가했는데요.

F-35 계열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 레이더망으로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해 북한 당국이 두려워하는 전투기입니다.

이처럼 자신들이 두려워하는 스텔스 전투기들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창 훈련 중인 기간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그것도 10여 발이나 쐈는데요.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담대해진 특징이 있습니다.

현재 한미 연합 공중훈련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이 부산에 입항하는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대거 한반도에 전개됐는데도, 북한이 미사일을 연거푸 쏜 겁니다.

북한은 과거에는 한미 연합 공중훈련이나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머물 때는 도발을 자제하다가 연합훈련이 끝나거나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를 떠나면 미사일을 쏘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9월 말 동해에서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위시한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이 열리는 기간에 동해상으로 이틀에 한 번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오늘 쏜 건 단거리 탄도미사일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이 북한 도발에 NSC를 주재한 건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하는데, 그만큼 오늘 상황이 심각했다는 얘기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오전 대통령실 지하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고 북한 미사일이 NLL 이남으로 넘어온 것은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엄정 대응을 지시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NSC가 열린 것은 5월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두 번째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NSC에서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향후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하라고 당부했습니다.

NSC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하고 방사포와 해안포 사격으로 9.19 군사합의를 지속해서 위반한 데 대해 비판하고 정세 긴장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에 감행된 이번 미사일 도발은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개탄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최근에 서해 NLL을 5년 만에 침범했는데, 오늘은 동해 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쐈습니다.

사실 미사일을 동원한 NLL 침범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서해 NLL에서 발생했던 상황을 다시 되짚어주시죠.

[기자]

지난달 24일 새벽 3시 42분쯤 북한 상선이 서해 NLL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NLL을 침범한 북한 선박은 약 5천t급의 '무포호'로, 백령도 서북방 약 27㎞ 수역에서 NLL을 넘었습니다.

무포호는 약 40분간 NLL 이남 3.3㎞까지 침범했는데 우리 해군 함정의 경고 통신과 경고 사격을 받고 새벽 4시 20분쯤 항로를 변경해 NLL 이북으로 올라갔다가 중국 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이 정도 크기의 선박이 40분씩이나 NLL 이남 우리 수역에 머무른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고, 북한군의 지시나 사전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군 당국도 조난이나 기관 고장에 따른 NLL 월선이 아니라 의도적인 침범으로 판단했습니다.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한 것은 2017년 1월 동해 NLL에서 발생한 상황 이후 5년 9개월 만입니다.

북한의 의도적인 NLL 침범에 우리 군은 해군 호위함을 비롯한 여러 척의 함정과 공군 KF-16 전투기, 해병대 병력 등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앵커]

북한이 서해와 동해에서 잇따라 NLL을 넘는, 즉 선을 넘는 도발을 감행하는데, NLL이 구체적으로 뭔지, 그리고 북한의 이런 도발 행태에 대해 의도가 뭐라고 보시죠?

[기자]

NLL, 즉 북방한계선은 6·25전쟁 휴전 직후인 1953년 8월 30일 정전협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설정된 실질적인 남북 간 해상 경계선입니다.

정전협정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마크 클라크 미군 대장은 한반도 해역에서 우발적인 남북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을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동해와 서해상에 우리 해군과 공군의 초계활동을 한정하기 위해 NLL을 설정했습니다.

당시 북한에는 해군이라고 부를 만한 해상 무력이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바다는 유엔군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엔군의 활동만 적절히 통제하면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고 봤던 겁니다.

따라서 당시엔 NLL이 오히려 남측의 해군으로부터 북한의 안전을 지켜주는 경계선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북한은 1999년에 서해 NLL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서남 방향으로 쭉 뻗은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이란 것을 일방적으로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는 '서해 5개섬 통항 질서'란 것을 공포하기도 하고, 2004년부터는 '서해 해상 경비계선'이라는 새로운 경계선을 주장했습니다.

서해 NLL은 백령도 등 5개의 섬과 북한 지역과의 중간선을 기준으로 굴곡이 심하게 설정된 만큼 북한과의 분쟁이 많았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경계선이 NLL 이남에 있어서 남북 간에는 늘 다툼이 있었고, 양측 해군의 교전도 3차례나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동해 NLL은 지상 군사분계선 연장선을 기준으로 가로 방향 직선으로 쭉 그어졌기 때문에 남북 간에 분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작정을 하고 동해 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면서 서해와 동해에서 모두 NLL을 위협한 겁니다.

사실 서해 NLL 침범은 북한이 그동안 지속해왔던 NLL 무력화 시도라고 볼 수 있지만, 오늘 동해 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쏜 것은 동해 NLL 무력화 시도보다는 대남 위협 수위를 부쩍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의 수위 높은 도발에 우리 군도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이죠?

[기자]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공군 전력을 동원한 정밀 공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고 합참이 밝혔습니다.

공군의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쐈는데요.

동해 NLL 이북 공해상에,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했습니다.

군 당국은 이번 정밀사격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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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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