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항해를 근사하게 연 '커튼콜', KBS 회심작될까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6.25 전쟁 중인 1950년 12월 15일부터 12월 26일까지 흥남에서 미군 10군단과 대한민국 국군 1군단 그리고 피난민 10만여 명이 철수했던 '흥남 철수작전'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재연돼 유명해졌다. 당시 피난민들은 배를 타지 못하면 그대로 죽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흥남부두에 모여들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수많은 사람들의 아우성, 지금으로썬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뼈아픈 역사의 한 조각이다.
지난달 31일 새롭게 방송을 시작한 KBS2 '커튼콜'(극본 조성걸, 연출 윤상호)의 첫 장면도 바로 이 '흥남 철수작전'의 재구성으로 시작됐다. 부부인 남녀주인공이 배에 올라타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한쪽이 배에 오르지 못해 생이별을 하게 된, '국제시장'과 비슷했지만 그럼에도 강렬하게 첫 장을 장식했다. 배에 오르지 못한 남편 리종문(강하늘)이 아내인 자금순(하지원)에게 "살라"고 뱉은 마지막 한 마디는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모두가 공감하며 가슴 아파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해"보다 묵직했던 부부애의 묵직한 여운을 주기 충분했다.
'커튼콜'의 이 같은 첫 막을 연출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윤상호 감독은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10개월이나 공을 들였다. 준비 기간이 말해주듯 해당 장면은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묘사가 화면 곳곳에 담겼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했던 스케일이다. 덕분에 '커튼콜'은 호성적으로 시작을 열었다. 1회 시청률이 무려 7.2%를 기록했다. 물론 고두심, 하지원, 강하늘, 성동일, 권상우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배우 라인업도 많은 이들의 눈길을 붙들었다. 기대만큼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는 호연이었고, 드라마 집필은 처음이지만 영화기획자였던 조성걸 작가의 필력도 매끄러웠다.
'커튼콜'에 대한 소개는 '시한부 할머니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한 전대미문의 특명을 받은 한 남자의 지상 최대 사기극'이다. 고두심이 시한부 할머니인 자금순을 연기하고, 하지원이 그의 젊은 시절과 현 시점에선 손녀 박세연 역으로 1인 2역을 소화한다. 강하늘도 리종문의 젊은 시절과 현 시점에서 특명을 받은 한 남자 유재헌을 동시에 연기한다. 현 시점의 강하늘이 시한부에 걸린 고두심의 행복한 마지막을 위해 북에 놓고 온 손자인 척 가짜 연극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1,2회는 1950년대부터 2022년, 그리고 그 사이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던 날까지 여러 시점을 오간다. 다소 분란할 수 있는 시대 교차이지만 자금순이라는 한 인물로 이야기를 뻗어가며 매끄럽게 공간의 벽을 허문다. 홀로 남한으로 건너온 자금순은 "살라"고 당부했던 리종문의 말대로 강인하게 삶을 버텨내고, 호텔 여러 채를 소유한 낙원그룹의 회장이 된다. 하지만 남한에서 재혼한 남편을 일찍 여의고, 장성한 아들과 며느리마저 하늘로 먼저 떠나보낸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3명의 손주들이 있었고, 북한에 놓고 온 손주도 하나 더 있다.
금순은 죽음을 앞두고 북에 두고 온 손주 리문성(노상현)을 애타게 그리워 한다. 오랫동안 금순을 보좌한 정상철(성동일)은 리문성을 수년간 수소문하다 결국 찾아내지만 그가 흉악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고 대타를 찾는다. 상철의 레이더망에 걸린 건 북한말에 능숙한 무명 연극배우 유재헌. 상철은 재헌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금순의 행복한 마지막을 위한 연극을 제안하고, 고심 끝에 재헌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가짜 리문성이 된 재헌은 금순과 재회하게 된다.
이 같은 스토리 사이로 '커튼콜'의 1,2회는 고두심의 애환 짙은 독백들로 기품을 더한다. 지승현, 최대훈, 김현숙, 배해선 등의 조연들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하지원과 강하늘은 두 말할 것 없이 호연을 보여준다. '커튼콜'의 가장 큰 미덕은 배우들의 연기다. "스토킹과 짝사랑은 종이 한장 차이" 등의 시대 감성을 잘 버무려낸 대사들도 재미를 더한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절대 악역은 없다. 각자마다 놓인 처지의 삶의 이해가 확실하게 깔려있고, 그것 때문에 때때로 인물들의 의견이 충돌하긴 하지만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인물을 묘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면과 장면 사이의 전환은 다소 부자연스럽다. 툭 끊기듯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부분들이 더러 눈에 띈다. 톤이 어우러지지 않는 BGM도 이따금씩 장면의 몰입을 방해한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다소 물음표다. 연기를 하나 같이 잘하는 배우들이지만, 누군가는 너무 무겁고 누군가는 너무 가볍다. 때문에 특별출연인 권상우가 내고 짓는 대사나 톤의 느끼함이 코믹을 위한 장치인 지 확실하게 구분이 되지 않는다. 연기를 못한다는 것이 아닌, 그 장면으로 주고자하는 의도가 불분명하게 다가온다.
1회에 비해 2회 시청률은 3.1%로 반토막이 났다. 야구중계로 방영 시간이 밀린 탓도 있겠지만 좋지 않은 신호다. 배우들 개개인 역량이나 캐릭터, 그리고 대사들은 충분히 잘 빠졌다. 보다 매끄럽게 연출만 끌어낸다면 KBS2 평일극의 반등도 충분히 노려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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