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목격한 김C "경찰, 상황 인식 못해..준비 안돼서 일어난일"[Oh!쎈 이슈]
[OSEN=김나연 기자] 이태원 주민으로 알려진 가수 김C가 이태원 참사 목격담을 전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할로윈 축제를 위해 한 데 모인 인파들이 통제 없이 좁은 골목으로 몰리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 이로 인해 156명의 사망자와 157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1일 방송된 KBS 1Radio '주진우 라이브'에서는 이태원 주민인 김C와의 전화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을 목격했던 김C는 "괜찮을 수는 없다.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다는 것 때문에 무기력한 상태"라고 황망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C는 사고 당시 목격한 것을 묻자 "저도 그날 새벽 2시부터 일정이 있어서 그 상황(할로윈 인파)을 잘 알고 있어서 교통편 말고 도보로 장비를 들고 나왔다. 사고 현장이 왼쪽 골목인데, 저는 집에서 30분 걸려서 오른쪽 골목 옆 건물에 11시 반쯤 도착해 있었다"며 "호텔 방면으로 걸어갈때는 사람이 많았지만 질서정연하게 걸어가서 큰 문제는 없었는데 이태원소방서 사거리서부터는 사람들 움직임이 없어서 통과하는 데 오래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걸어갈 때부터 제 옆으로 소방차와 앰뷸런스들이 많이 지나갔다. 큰 행사를 하니까 그 안에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날수 있지 않나. 저는 그걸로만 생각했는데, 앞에 왕복 4차선 도로에 벌써 많은 소방차들이 있는 모습을 보고 가벼운게 아닌가보다 했다. 그때가 11시40분이었다. 2시까지는 대기를 해야 해서 사람들한테 얘기를 들었는데, 사망 사고가 나온것 같다고 하더라.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 봤더니, 호텔 앞에서 심폐소생술 하는 모습을 봤다. 그 옆에는 담요로 덮어놓은 시신들이 길 위에 펼쳐져 있는 걸 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압사 사고 신고가 15분이었으니까 40분이었으면 도로는 통제가 되고 있었냐, 경찰은 뭘 하고 있었냐"고 묻자 김C는 "저도 이태원에서 종종 음악을 틀어서 이태원 상황을 아는 편인데, 경찰분들이 제복 입으면 형광색이라 잘 보이지 않나. 근데 경찰 분들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제가 봤을땐 몇 분 안 계셨던 것 같다. 응급요원들, 소방관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경찰 분들이 눈에 띄진 않았다. 그래서 저도 왜 경찰이 없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 통제 자체가 거의 안됐다고 보면 된다. 제가 루프탑에 있었고, 그쪽 인근 지리를 잘 아니까 이상황이라면 녹사평쪽을 막아서 들어온 차들은 한쪽 차선으로 빼고 하는게 좋을텐데 생각을 했는데 그거 자체가 거의 안됐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C는 이태원 근처에서 10년 간 거주해왔던 바. 그는 "사실 코로나때문에 몇해 그런 행사들이 열리지 못한거 외에는 이태원은 항상 할로윈, 이태원 문화축제가 가장 큰 축제같은거라 사람이 많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주말 되면 그쪽으로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린다. 그래서 다른 할로윈보다 더 몰렸다는 기분은 아니었다. 주변에 이태원 자주 왔다갔다 하는사람들은 '할로윈때는 이태원 가는거 아니다'라고 할정도로 이태원이 붐비는걸 알고 있었기때문에 이정도면 평상시 같았다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7년쯤에는 인도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었다. 그래서 재미없었다고 얘기하니까 제가 '그러니까 아무도 안다쳤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걸 못봤다. 폴리스 라인이나 교통통제가 없었다. 왜냐면 할로윈 2주 전 이태원 문화축제 했을 때가 정말 더 많았다. 그때는 교통 통제가 이루어져 사람들이 통행하기도 조금 편안했고 아무런 사건 사고도 듣지 못했다"며 차이점을 짚었다.
또 "주최측이 없었기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크고 작은 행사들 때문에 용산구 쪽에서 경제적 혜택이 생기는 거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주시고 하니까. 용산구 주민이 선출한 분께서 그런 권한을 부여받았으면 그 권한에 맞는 책임도 같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김C는 "사전에 준비된 것이 있어서 사고가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가 일어난 건 준비되어야 할 것이 준비되지 않아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고 그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무력감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제 주변도 그렇고 동네 전체가 무기력하고 완전히 가라앉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시민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전했다.
그런가 하면 김C는 "옥상에 있을때 이상하다고 느꼈던게, 경찰이 안보였다고 했지 않나. 제 기억으로 밤 12시가 넘었을 때인데 한 20명 되시는 경찰분이 녹사평 방면에서 호텔 건너편 쪽으로 두 줄로 쭉 걸어오시더라. 복장이 형광색이라 보였다. 두 줄로 맞춰서 걸어오는 걸 보니 '상황을 지금 인식하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는 걸 전달받았으면 누구라도 다 아마 뛰어서 왔을 텐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전달이 똑바로 됐을까라는 생각을 그때 순간적으로 하게 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도 책임을 느껴야 할것같다는 생각밖에 없다. 너무 안타까운 젊은 청년들이 황망하게 떠났기때문에 이런 사고를 통해 뭔가 하나 배워야 할게 있다고 얘기를 한다면, 이태원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안에서 새어나오는 소리야 어쩔수 없어서 외부에 음향 시설을 설치하고 소리를 내는건 생각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일수 있을때 목소리가 전달될수 있었다면 분명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같이 나서서 도왔을거고 좀더 희생이 줄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문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 156명 중 68명의 발인이 완료됐으며 부상자 157명 둥 121명이 귀가, 36명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으며 서울 25개 전 자치구에서 사망자 합동 분향소가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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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 1Ra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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