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밝아졌어요, 뒤늦게 배운 한글로 꽃 피우다
김채원 앵커>
평생 한글을 모르고 살아오다 뒤늦게 배움에 눈을 뜬 한글 만학도들이 있습니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 깨친 한글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전도 열리고 있는데요.
한글로 꽃을 피우는 어르신들을 마숙종 국민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마숙종 국민기자>
(국립한글박물관 / 서울시 용산구)
할머니 할아버지 학생들이 한글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는 어르신들이 우리글을 공부하러 온 건데요.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학도들은 눈에 들어오는 한글에 세상이 환해집니다.
현장음>
"예전에는 이 책만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지만..."
우유 배달하며 살림을 꾸리고 자식 키우느라 일흔 넘긴 나이에 깨친 한글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시로 남긴 할머니 학도는 마음이 뿌듯합니다.
인터뷰> 최순란 /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상 수상자
"70이 넘어 글을 배워서 시를 썼는데 상까지 받았으니까 너무 기쁩니다."
은빛학교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 서울시 서대문구)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한글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마숙종 국민기자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이 문해교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수업 열기로 가득합니다. 학력인정 문해교육 과정을 배우는 중급반 학생들인데요."
현장음>
"언제 일어난 일인 걸까요?"
"아침에 학교 가는 시간에..."
고급반으로 이어지는 3년 과정을 마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민들레 한글학교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 서울시 관악구)
'글 모르는 심정' 으로란 자작시로 서울특별시장상을 받은 전옥금 어르신.
한글을 몰라 깜깜한 밤길 혼자 걷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세상이 알록달록해지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전화인터뷰> 전옥금 / 서울시장상 수상자
"(한글을 배우니까) 병원도 혼자 갈 수 있고 은행도 가고, 버스도 탈 수 있어서 어디든지 다 갈 수 있어요. 이제는 너무 행복합니다."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
(돈의문박물관마을 / 서울시 종로구)
뒤늦게 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배운 어르신들이 손수 쓰고 그린 작품들입니다.
한편 한 편의 시에는 삶의 이야기가 진하게 묻어납니다.
시민들이 쪽지에 글을 써서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작품에 붙입니다.
배움으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기쁨을 표현한 시 그림, 220여 점이 접수됐고, 그중 심사를 거쳐 40개 작품이 상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지예 / 서울시 관악구
"저희 세대에는 한글을 모른다는 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요. 전시를 보면서 어르신들의 한글에 대한 배움의 열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은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데요.
우리네 삶의 모습이 담겨 있는 시 그림전은 어르신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주고 시민들에게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인터뷰> 민병철 / 서울시 문해교육센터장
"학습자분들의 성과를 시민과 나누는 복된 자리인데요. 시화전의 주제처럼 시민 각자가 학습을 통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지원을 하겠습니다."
(취재: 마숙종 국민기자 / 촬영: 김창수 국민기자)
우리나라 성인 중 우리글을 제대로 읽고 쓰기가 어려운 분들은 대략 200만 명에 달하는데요.
배움을 통해 한글을 깨우치고 자신의 삶을 꽃피우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국민리포트 마숙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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