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내일이 없어" 다 쏟아낸 키움-SSG, 마운드 계획 수정 불가피

이상철 기자 2022. 11. 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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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에 36명의 선수 출전…외인투수는 불펜 투입
SSG 3차전 선발 조정, 키움은 안우진 물집 고민
1일 오후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 경기에서 7대6으로 승리한 키움 홍원기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는 3승이 필요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보다 시리즈가 긴 편이다. 선발진 운용 계획 등 전력을 전략적으로 잘 배치해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이전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승리를 위해 가용 가능한 전력을 다 쏟아내는 등 내일이 없는 시리즈를 펼쳐지고 있다. '내일 경기'에 대한 계획은 '오늘 경기'가 끝난 뒤에 고민하면 된다는 게 두 팀 사령탑의 공통된 생각이다.

키움이 연장 10회 접전 끝에 SSG를 7-6으로 제압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는 양 팀 통틀어 총 12명의 투수, 24명의 야수가 뛰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60명의 선수 중 미출장 선수 4명을 제외하고 3명 중 2명이 경기에 나간 셈이다.

물집이 터진 안우진의 출혈과 불운한 김광현의 이른 강판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 데다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두 팀은 필승 카드를 모두 꺼냈다.

키움은 양현, 에릭 요키시, 최원태, 김동혁, 김태훈, 김재웅 등 주축 투수들을 차례로 내보냈다.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키움 요키시가 6회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3차전 선발 투수로 거론된 요키시를 과감하게 5회말에 투입했다. 요키시는 앞서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구원 등판한 적이 있으나 당시 경기는 플레이오프 진출 혹은 준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벼랑 끝 승부였다.

따라서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도 아닌 1차전부터 요키시가 구원 등판한 것은 파격적 선택이었다. 홍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했을 때 안우진 뒤에 요키시를 내보낼 생각을 했다. 요키시에게 최대 2이닝까지 맡길 계획이었다"면서 치밀하게 준비한 카드였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경기 막판에도 한 번 더 승부수를 띄웠다. 9회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재웅을 10회까지 맡겼다. 김재웅은 10회말 2사 1, 3루 위기를 막고 1점 차 승리를 지켰으나 무려 47개의 공을 던졌다.

지칠 법도 하나 김재웅은 2차전에서도 상황에 따라 연투를 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우리는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김재웅은 2차전에도 등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모리만도가 10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SSG도 1차전에서 키움처럼 외국인 투수를 불펜 자원으로 활용했다.

마무리 투수 노경은이 깔끔한 투구로 1점 차 리드를 지켰다면 숀 모리만도의 등판은 없던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노경은이 9회초 전병우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으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모리만도가 출격했다. 이반 노바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지난 7월 SSG에 합류한 모리만도가 구원 등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모리만도의 불펜 등판을 준비해뒀지만 가급적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리만도를 (경기에)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모리만도의 불펜 투입은 실패였다. 모리만도는 10회초 2사 후 흔들리며 전병우에게 결승타를 맞았고 투구수도 39개나 기록했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만큼 4일 열릴 3차전에 선발 등판하기에는 무리다.

김 감독은 1차전 시작 전 "1~3차전 선발 투수는 (오래 전부터) 김광현과 윌머 폰트, 모리만도 순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지만 이 계획은 전면수정이 불가피하다. 김 감독도 1차전 종료 후 "(모리만도의 투구수가 많아) 3차전 선발 투수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키움 선발 안우진이 3회말 2사 손가락에 생긴 물집으로 인해 조기 교체되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키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1차전에서 26개의 공을 던진 요키시가 3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은 있으나 문제는 4차전부터다.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손가락 물집 문제를 겪었던 안우진이 결국 탈이 났다. 물집이 벗겨지면서 출혈이 있었다. 안우진은 지금껏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면 제거하고 치료해 그 부위를 단단히 해왔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

홍 감독은 "(안우진은) 중지 쪽에 물집이 벗겨진 상태라 하루 이틀 더 경과를 봐야할 것 같다"며 "이전에 물집이 잡혔을 때는 피까지 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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