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분단후 첫 NLL넘어 미사일 도발…軍, 공대지미사일로 맞대응
미사일 발사방향 남쪽으로 확 내려
軍, NLL이북 해상정밀사격 맞받아
남북, NLL놓고 ‘강대강’ 대치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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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 한국 영해 바로 옆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북한이 SRBM을 쏜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닷새 만이다.
이날 북한은 SRBM 등 10여 발이 넘는 각종 미사일을 동·서해상으로 발사하며 한미가 실시 중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연합 공중훈련에 거칠게 반발했다. 이에 군은 공군 주력전투기를 출격시켜 NLL 이북에 정밀 공대지미사일 사격으로 맞받아쳤다. 군이 NLL 이북으로 미사일을 쏜 것도 휴전 이후 처음이다. 군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8시 51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하였으며,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탄착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해당 미사일 탄착 지점이 △NLL 이남 26km △속초 동방 57km △울릉도 서북방 167km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동북쪽이나 정동쪽으로 SRBM을 발사해 일본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미사일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확 꺾어서 NLL을 넘겼고 탄작지점을 한국 영해 인근에 바짝 붙이며 위협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북한은 발사된 미사일 초기 방향을 파악한 직후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경북 울릉군에 긴급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북측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나머지 두 발은 다른 방향으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발표한 군의 입장을 통해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이라며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군은 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은 공군 F-15K, KF-16 등 주력 전투기들을 긴급 출격시켜 NLL 이북에 공대지 미사일 3발을 쏘며 대응조치에 나섰다.
합참은 “(공군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격은 오전 11시 10분쯤부터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을 동원해 이뤄졌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합참은 “이번 군의 정밀사격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또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후 발생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군당국이 대북 맞대응에 투입한 ‘슬램ER’ 미사일은 대당 가격인 50만 달러(약 7억1000만원)에 이르는 공군의 주요 공대지 무기체계다. 사거리는 270km, 속도는 시속 855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오차범위가 2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한 타격능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슬램ER’은 제원상 휴전선에서 멀찍이 떨어진 남측 상공에서 발사하더라도 평양 주요 시설의 ‘특정 지점’을 콕 찍어 타격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도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이처럼 전례 없는 도발을 강행한 것은 역대급 규모의 한미연합 ‘비질런트 스톰’ 공중훈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불만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이어 이번에는 인민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세워 한미를 거세게 위협했다.
북측 군사·안보 분야를 총괄하는 박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이 북측을 겨냥한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남조선(한국)이 겁기(겁) 없이 우리(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며 미국과 남조선(한국)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휘한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 부위원장은 “우리는 미국과 남조선의 무분별한 군사적 준동으로 조성된 조선반도의 현 불안정 상황을 엄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것을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특히 박 부위원장은 “때 없이 허세를 부리기 좋아하는 미국과 남조선의 책임있는 자들은 저들의 체면 관리가 중요한지 자국의 안전이 더 중요한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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