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가 더 싸네"…전세대출 이자 압박에 보증금 빼 '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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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최근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오래 고민하다 월세로 바꿔 살기로 결정했다.
전세보증금을 다소 낮춰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방안 등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나날이 오르는 전세대출 이자를 무는 것보단 월세를 내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을 했다.
A씨는 월세 전환 후 보증금을 뺀 전세대출은 일단 상환해 불필요한 이자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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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최근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오래 고민하다 월세로 바꿔 살기로 결정했다. 전세보증금을 다소 낮춰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방안 등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나날이 오르는 전세대출 이자를 무는 것보단 월세를 내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을 했다. A씨는 월세 전환 후 보증금을 뺀 전세대출은 일단 상환해 불필요한 이자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은행 대출금리가 최고 7%대를 넘어 8%대를 향해 올라가자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은행 전세대출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0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34조625억원으로 전월말에 비해 1351억원 줄었다. 전세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대출은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집값 폭등과 전셋값 오름세로 대출 수요가 급증한 데다 은행들도 보증부 대출인 전세대출은 떼일 염려가 작아 적극적으로 영업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지난해 말 은행들이 전세대출을 일시 중단하자 지난 1월 대출 잔액이 잠깐 줄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서도 꾸준한 우상향 추세였다.
9개월만에 전세대출이 감소세로 바뀐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례없이 단기간에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이자 부담에 전세대출을 갚고 월세로 전환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어서다. 전세대출의 94%는 금리 상승 영향을 직접 받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 금리가 너무 올라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 전환율을 상회하면 월세를 내는 게 유리해진 만큼 전세대출을 받지 않고 상환하는 경우가 많아진 영향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3.28%로, 9월(3.24%)보다 0.04%포인트(p)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4월(3.29%) 이후 1년반 만에 최고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 이율을 뜻한다.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으면 세입자는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게 낫지만 금리가 더 높으면 월세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최근 부동산R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9월 서울에서 월세를 낀 주택 임대차 거래량은 19만3266건(계약일 기준)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절반에 육박(48.9%)한다. 2011년 첫 통계 집계 이후 1~9월 기준 월세 비율로는 최고치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최고 금리는 지난주 7%를 넘어 섰고 조만간 7%대 중반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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