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파출소 인력 2배 늘리고도... '압사 위험' 신고 대응 못했다

박준석 2022. 11. 2. 13: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찰이 '핼러윈 축제' 기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112신고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관할 지구대ㆍ파출소 근무 인력을 증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2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 관련 혼잡 경비 대책서'에 따르면, 이태원을 관할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핼러윈 축제가 열리는 지난 주말(10월 28~30일) 이태원파출소에 접수되는 112신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선 경찰관 "70명으론 역부족"
2일 핼러윈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서 경찰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핼러윈 축제’ 기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112신고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관할 지구대ㆍ파출소 근무 인력을 증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쇄도하는 도움 요청에도 경찰은 정작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경찰이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증원된 경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2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 관련 혼잡 경비 대책서’에 따르면, 이태원을 관할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핼러윈 축제가 열리는 지난 주말(10월 28~30일) 이태원파출소에 접수되는 112신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년에도 핼러윈 때는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사건ㆍ사고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핼러윈 기간 이태원파출소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일평균 120건으로, 10월 일평균(45건)의 2.7배에 달했다.

이에 용산서는 핼러윈 기간 관할 지구대ㆍ파출소 야간근무 인력을 크게 늘렸다. 세부적으로 이태원파출소는 순찰 인력을 180%(평시 11명→핼러윈 기간 야간 20명) 증원 배치했고, 용중지구대(12→15명) 한남파출소(10→13명) 보광파출소(7→10명) 삼각지파출소(7→10명)도 마찬가지였다. 이태원파출소가 담당하는 지역의 112신고를 인근 용중지구대 및 한남ㆍ보광파출소에 분배하는 방식으로 지구대ㆍ파출소 관할구역 역시 임시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인력 증원과 관할지역 조정에도 용산서는 올해 핼러윈 112신고 대응에 실패했다. 경찰청은 전날 참사 발생 3시간 41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인파가 많으니 통제해 달라”등 내용의 관련 112신고 11건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현장 출동은 4건뿐이었고, 7건은 전화 상담이나 안내만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고강도 감찰을 지시한 배경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서울경찰청과 용산서가 사전 준비 및 현장 대응에 모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10만 명의 인파가 모인 상황에서 약 70명(야간)에 불과한 관할 지구대ㆍ파출소 인력만으로 애초에 폭증하는 112신고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태원파출소 직원 A씨는 전날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해산시키는 인원보다 지하철과 버스로 밀려드는 인원이 몇 배 많았고, 안전사고 우려 신고 외 다른 신고도 처리해야 하기에 20명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찰은 용산서의 사전 경력운용계획이 적절했는지, 신고 누적 후 용산서와 서울청이 어떤 대응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을 검증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