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兆 전자상거래 잡아라”… 직접 개발자 채용 나선 택배사

정재훤 기자 2022. 11. 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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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택배 업체들이 물류 과정에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개발 인력을 뽑고 있다. 외부 스타트업과도 협업해 ‘스마트 물류’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늘어난 물동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정확하고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2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달 1일부터 물류 관련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자사 TES물류기술연구소에서 ‘기술개발 및 구축설비 생산성 분석’을 담당할 경력사원을 뽑고 있다. 현장에 적용된 기술의 생산성을 지표화해 분석·관리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수립하는 등의 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자동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로봇기반 IT시스템 개발’, ‘모바일 로봇시스템 개발’ 등 직무에도 경력사원을 채용 중이다.

경기 군포시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센터에서 휠소터가 택배상자들을 배송지에 맞춰 분류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대학생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미래기술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공모전 수상자 전원에게는 입사 지원 시 1차 면접·테스트 전형을 면제해주는 특전을 부여했다. 지난해 대회 수상자 중 8명이 대한통운의 물류기술연구소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도 올해 대회 수상자 중 10명 이상이 새로 입사할 예정이다.

한진은 지난달 24일부터 IT, 이커머스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IT시스템,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련 직무 경험이 5년 이상인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올해 자사 내 물류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 L-LIS플랫폼 운영 직군에서 3년 이상 경력직 개발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택배 기업들이 잇따라 개발자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 2013년 38조원에서 올해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택배사들의 고객이었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배송을 도입하거나 위탁 물량을 자체 배송으로 전환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6월 중순부터 한진에 위탁했던 월간 택배 물량 약 720만개 중 370만개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에 택배 기업들도 첨단 기술을 도입해 물류 과정 전반을 고도화하며 시장에 맞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스마트풀필먼트 및 친환경 도심​​​​​배송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스타트업 3사(랩투마켓, 스튜디오3S, 로지스트)와 체결하고 있다./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택배사들은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타트업과도 협업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8월 스타트업 랩투마켓, 스튜디오3S, 로지스트와 ‘스마트 풀필먼트 및 친환경 도심배송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동 보관, 분류 및 피킹 솔루션이 가능한 무인 자동화 물류 시설을 구축해 도심 내 상품의 보관부터 배송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부터 시작해 6개월 동안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근력 보조 ‘웨어러블 슈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수트를 입으면 작업자의 특정 행동에 힘을 보태 적은 힘으로도 높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한진도 자율주행 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 ‘트위니’와 업무협약을 맺고 로봇을 활용한 라스트마일(말단 배송)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택배업계 최초로 공동배송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업체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에 사는 고객에게 택배를 직접 개별 배송했다면, 한진은 공동배송센터까지만 배송한 뒤 트위니가 센터에서 물품을 픽업해 자율주행로봇으로 최종 고객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택배 사업은 기술보다도 인력이 중요한 노동 집약적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급격히 늘어난 물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데이터 활용 등 첨단 기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기술·개발 전문 인력, 로봇 관련 인력 등을 다수 충원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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