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밥 한끼 먹여야지” 참사 골목에 제사상 차린 상인…경찰도 울었다
김소정 기자 2022. 11. 2. 12:31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 제사상을 차린 상인의 모습이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다룬 MBC ‘PD 수첩’은 방송 마지막에 봉쇄된 참사 현장을 비췄다. 이때 사고 현장 골목의 한 상점에서 중년 남성 A씨가 쟁반 하나를 들고 나왔다. 좁은 골목 양쪽에는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A씨는 골목 한 가운데 펼쳐진 분홍색 돗자리 위에 쟁반을 올려 놓고, 라이터를 켜 초에 붙을 붙였다. 쟁반 위에는 배, 감, 밥그릇, 국그릇 등이 놓여 있었다. 참사 사망자들을 위한 제사상이었다.
A씨는 신발을 벗고 절을 올린 뒤 제사상 앞에서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다. PD 수첩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일 가게 문을 개방해 많은 부상자들을 구했다고 한다.
한 경찰관이 통제된 골목에서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A씨에게 다가갔다. 제사상을 치우려는 경찰에게 A씨는 “이러시면 안 된다. 이거는 좀 봐달라. 여기는 현장이다. 애들에게 밥 한끼 먹여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지 마라”고 외쳤다. 다른 경찰관들도 만류했지만 A씨는 “저건 놔둬라. 손도 대지 마라”고 했다.
실랑이 끝에 A씨와 경찰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은 그런 상인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위로했다. 골목에는 A씨의 울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왜 비싸야 하나, 의문에 도전한 1만원대 LED 피부 관리기
- 감기 예방과 혈액순환에 좋은, 완주산 편강과 생강 진액
- 고급 부위만 엄선한 참치회, 100g에 1만원 특가 공동구매
- 美 여론조사는 박빙이지만…“선거 결과는 압승 나올수도”
- 젤렌스키 “북한군과 첫 전투, 불안정한 세계의 새 페이지 열어”
- [단독] ‘리베이트 탈세’ DL·효성, 지주사로 세무 조사 확대
- 네타냐후, 갈란트 국방장관 전격 경질…전쟁 내내 ‘불화’
- “끝까지 간다” 머스크, 5일 트럼프와 마러라고에 머물 듯
- 해리스 “미국인, 분열에 지쳐… 우린 공통점이 더 많다”
- 트럼프 “매우 자신, 접전도 안될 것” 밴스 “느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