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순 "중1 아들, 할로윈 축제 가려고 했는데..가슴 쓸어내려"('아침마당')[종합]

김나연 2022. 11. 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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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아침마당' 황기순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2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은 '안전한 대한민국 우리 모두가 만든다' 특집으로 이태원 참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윤대현 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는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살면서 다양한 사별을 경험한다. 사별을 이겨내는 DNA가 우리 안에 있긴 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가족, 특히 자녀. 이런 경우에는 6개월, 1년 이상 고통스러워하시고 기억이 계속 잊혀지지 않고 현재에 계속 영향 주면서 불편을 주는 트라우마의 형태로 이어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어쨌든 스스로도 위로를 하셔야한다. 어떻게 하면 잘 위로할수 있냐는 질문을 하신다. 몇가지 말씀드리자면 '떠나간 가족도 계속 슬퍼하는건 뭔치 않을거다'라는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마음으로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지도 못한 상황이다. 오히려 슬픔을 공감해주는게 충분히 중요하고, 유가족분들도 스스로가 그 생각을 피하고싶어서 잘 얘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중에 트라우마로 이겨내지 않으려면 충분히 슬픔을 서로 안아주는게 필요하다"며 "또 힐링 여행을 가면 어떨까 라는 질문도 주시는데 그것도 훌륭한 생각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힘들지만 슬픔을 같이 안아줘야할 시기다. 좋은 마음이다. 빨리 슬픔 잊게 해주려고 여행이나 '잊자'고 하는게 오히려 마음을 힘들게 할수도 있다. 슬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김재원 아나운서는 "유가족뿐아니라 그 과정을 지켜본 국민 전체가 트라우마 위험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있다"고 우려했고, 윤대현 교수는 "3년 넘게 코로나19때문에 고압의 스트레스 상황이다. 전투를 3년 이상 한 상황이다 보니 유가족이나 현장에 있지 않았어도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유사 증상을 겪는 분들이 있으시더라. 지금은 상당수의 국가적 차원에 트라우마 상황에 우리가 서로를 위로해줘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고통 없는 세상이고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없으면 좋겠지만 삶이라는게 대부분 슬픈일은 갑자기 생긴다. 버틸때까지 버티고 아니면 도움을 받는것보다는 당연히 감기도 처음에 조기에 뭐든지 도움을 받으면 효과가 있지 않나. 불편함이 있다면 전문가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 정도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참사와 관련해 피해자 탓을 하는 심리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남의 탓이라는 방어기재가 있다. 남의탓을 하면 그순간은 편해질수 있는데 그건 우리 이웃, 우리 국가, 본인한테도 결국 안좋다. 그 순간을 회피해서 좋을것 같지만 '거긴 왜갔니', '니탓이야'라는 부정적 프레임은 잘못됐다. 슬픔을 안는다는게 굉장히 고통스러운거다. 타인의 통증을 공감하면 내가 아픈걸로 느껴진다. 쉬운일 아니지만, 힘들지만 서로를 슬픔을 안아줘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개그맨 황기순은 "저는 가슴을 쓸어내렸던게, 중1 제 아들이 할로윈 축제에 관심 많아서 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가지는 않았다. 희생된 아들, 딸들 이야기를 듣고 가슴아프다. 아들이 있다 보니 그럴수밖에 없다. 말씀하신것처럼 왜갔을까, 왜 못말렸을까 하는 얘기는 절대 하면 안되는것 같더라"라고 공감했다.

김혜영 역시 "코로나 사태로 동기도 못보고 졸업하는 대학생이 많았다. 직장인도 열심히 일하고 휴일에 축제 즐기자는 마음으로 갔을 뿐인데 이런 사고가 나니까. 두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가슴이 내려앉더라. 내 딸이 그랬으면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더군다나 20대 젊은 청소년들이 희망이지 않나. 꽃 피워야할 나이에 그렇게 됐다는게 가슴이 내려앉고 쿵쿵거리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유가족들은 어떨까 라는 생각에 깊게 잠기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솔희 아나운서는 "할로윈 축제 직접 즐기는 젊은 세대뿐아니라 부모님 세대의 아픔도 크다. 앞에 계신 방청객 어머님들도 마스크 밖으로 나타나는 표정이 그 안타까움, 슬픔이 고스란이 묻어나온다"고 말했고, 윤대현 교수는 "실제로 부모님들이 내 자녀같은 느낌때문에 진료 받으러 오신 경우도 있다. 대학생 분들도 오셨다. 코로나 시기에 어르신들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큰 공포였다면 젊은 분들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본능이 사회적 거리두기때문에 어려웠던게 스트레스였다. 만나고싶은 욕구는 당연한거다. 그래서 인류가 유지될수있는 힘이라고도 얘기한다. 이게 이런 식으로 되다 보니 부모님들, 젊은이들 모두가 고통스러워하시고 실제로 진료실에 찾아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재원 아나운서는 "저도 청년 아들을 키우는 부모다. 저희 집 아들만 해도 고3때 또래 친구들이 세월호에서 큰 참사를 당했다. 이번에 20대 중후반 희생자들이 많다 보니 또 또래 친구들이 대형 참사에 휘말렸다. 그 또래 청년들은 겁이 나고 두렵다는 표현을 하더라. 그 청년세대, 특히 96~98년생 또래들이 겪는 아픔은 다른 세대와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대현 교수는 "이야기가 많이 된게 외로움이다. 혼자있는걸 좋아하는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은 상처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굉장히 외로운데 마치 혼자인걸 즐기는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저희쪽에서 연구하고 있다. 그래도 만나야한다. 시간은 필요하지만, 만날때 기다려주면서 서서히 간격을 좁혀가는게 필요할 것 같다. 부모님도 자녀가 그런 모습 보인다면 노력들 해주셔야할것 같다"고 강조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K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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