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최초 신고자 “너무 무서웠다…나라도 인간띠 만들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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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사고 발생 약 4시간 전 112에 최초 신고했던 시민은 위급한 상황임을 알리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태원 참사 전 압사 사고를 우려하며 112에 처음 신고했던 시민 박아무개씨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신고 경위와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자신과 가족들의 안전에 위협을 느낀 신고자는 즉시 112에 신고했고, 이후 인파에 휩쓸려 떨어졌던 남편과 딸을 차례로 만나 자택으로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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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통제하는 경찰도, 판단할 사람도 없었다”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 당할 거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거 인파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거 같은데요. 지금 너무 소름끼쳐요." (10월29일 오후 6시34분, 최초 신고 내용)
이태원 참사 당일 사고 발생 약 4시간 전 112에 최초 신고했던 시민은 위급한 상황임을 알리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신고 후 10차례 넘는 절박한 요청이 잇달았지만 결국 참사를 막지 못했다. 최초 신고자는 "그 때 나서서 인간띠라도 만들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태원 참사 전 압사 사고를 우려하며 112에 처음 신고했던 시민 박아무개씨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신고 경위와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박씨는 사고 당일 가족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고, 참사 직전 이미 대혼란에 빠진 거리를 목격했다. 그는 112 신고 당시 순간을 떠올리며 "저는 (골목을) 내려와서 딸하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나오는 인파를 보니 다 웃으면서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미 골목은 인파로 가득차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자신도 인파에 휩쓸려 가족들과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계속해서 사람들이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공포를 느꼈다는 것이다.
박씨는 사고 당일 인파가 평소 주말보다 훨씬 많았다고 묘사하면서 "차원이 달랐다"고 떠올렸다.
박씨가 사고를 직감하고 112에 전화한 것도 이 때다. 그는 "저 위에 많은 사람들이 정체돼 꼼짝도 못하는데 1번 출구에서 어마어마한 인구가 올라와 그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니 끔찍한 생각이 들어서 그때 112에 전화 드렸다"고 했다.
그는 "이미 (사람들) 몸이 뭉쳐서 같이 다녔다"며 "제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 무서운 것은 아기를 목마에 태운 아빠가 있었고 유모차 미는 엄마가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신고자도 인파에) 떠밀리면서 딸하고 남편을 놓쳤다"고 했다.
박씨는 "중학생 딸은 저하고 키가 비슷하니 더 위험해서 제가 한쪽으로 살짝 빠져서 공간을 만들고 딸이 내려가고 (그런 식으로 골목을 빠져나오다) 그때 딸하고 남편을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쪽 길을 잘 알기 때문에 비탈이니까 자신이 없어 틈새를 봐 직진, 해밀턴 호텔 안 옷가게로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내려왔다"며 골목 상황이 심각했음을 재차 강조했다.
자신과 가족들의 안전에 위협을 느낀 신고자는 즉시 112에 신고했고, 이후 인파에 휩쓸려 떨어졌던 남편과 딸을 차례로 만나 자택으로 귀가했다.
박씨는 "택시 타고 집에 오면서도 거기서 내가 젊은 사람들한테 '위험해요'해서 인간띠라도 만들어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로 이어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인간띠를 만들고 있었다면) 경찰이 와서 거기만의 통제로 불가능해지는, 더 많은 인파가 오면 그 다음 단계로 도로나 지하철을 통제했거나 점점 더 강한 통제를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걸 판단해주거나 그걸 해줄 수 있는 어떤 분이 (현장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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