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미안해"…딸 영정 앞에 무릎 꿇은 어머니 작별 인사

이성덕 기자 2022. 11. 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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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경력을 쌓느라 힘든 와중에도 어머니가 바쁜 딸이 보고 싶어 서울로 올라오면 손수 밥을 지어주며 말동무를 하는 친구같이 살가운 딸이었다고 한다.

두 눈이 부은 어머니는 딸 영정 앞에 앉아 작별 인사를 했다.

어머니는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하면서 말을 다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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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대구지역 희생자인 20대 여성 최모 씨의 발인이 2일 오전 대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친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경찰 호위를 받으며 운구행렬이 출발하고 있다. 2022.1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2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동구 장례식장의 한 빈소 앞.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A씨(23·여)의 어머니가 딸 영정 앞에서 무릎 꿇고 흐느끼고 있었다.

무용 전공인 대학생 A씨는 레슨도 받고 강의도 하면서 꿈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경력을 쌓느라 힘든 와중에도 어머니가 바쁜 딸이 보고 싶어 서울로 올라오면 손수 밥을 지어주며 말동무를 하는 친구같이 살가운 딸이었다고 한다.

A씨는 친구와 함께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친구에게 '언니, 숨이 안 쉬어져'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은 유가족들과 대학교 친구들이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두 눈이 부은 어머니는 딸 영정 앞에 앉아 작별 인사를 했다.

어머니는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하면서 말을 다 잇지 못했다.

A씨의 어머니는 장지로 향하는 운구차에 딸의 관을 실을 때도 한참을 울었다. 제대로 걷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운구차에 올라탔다.

관 위에는 대학교 친구들이 A씨를 떠나보내는 글들로 적힌 포스트잇으로 가득했다.

포스트잇에는 '못다 이룬 꿈 남겨두고 편히 쉬어', '네가 그립다' 등의 글들이 적혀 있었다.

'핼러윈 전야'를 악몽으로 바꾼 이태원 참사로 현재까지 156명이 숨졌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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