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임박 첩보"…틀어진 사우디-美, '공통의 적' 때문에 회복?

정혜인 기자 2022. 11. 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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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사우디와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미국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공격 대응을 위해 미국과 사우디 간 협력이 꼭 필요한 만큼 이번 첩보가 꼬인 양국 관계의 방향을 바꿀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측이 최근 자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미국 측에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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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 첩보 입수 후 군 경계 태세 격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사우디와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미국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공격 대응을 위해 미국과 사우디 간 협력이 꼭 필요한 만큼 이번 첩보가 꼬인 양국 관계의 방향을 바꿀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측이 최근 자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미국 측에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이 사우디 내 목표물들과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의 에르빌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첩보를 미국에 공유했다. 다만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된 사우디 내 목표물이 어떤 것인지 등 자세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WSJ은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 측의 첩보를 공유받은 미국과 중동 지역의 다른 국가들은 사우디와 이란 간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군의 위기 대응 태세를 격상했다. 다만 미 국방부의 팻 라이더 대변인은 이란의 공격 준비 첩보와 관련해 군 경계 태세 격상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과 사우디는 '정기적 접촉'을 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사우디 측이 공유한 첩보에 우려를 표하며 이란이 공격을 실행한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미 지난 9월 말부터 수십 발의 탄도 미사일과 무장 드론으로 이라크 북부를 공격하고 있는데, 이들 중 하나가 에르빌을 향하다 미군 군용기에 의해 격추되기도 했다. 이란 측은 에르빌에 근거지를 둔 특정 집단들을 '이란 쿠르드 분리주의자들'이라고 규정하고, 이들이 이란 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또 미국이 사우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미착용으로 사망한 지 40일을 맞은 10월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교차로를 막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란, 반정부 시위 관심 높아지자 사우디 공격 준비"
WSJ에 따르면 사우디 관리들은 이란의 이번 공격 준비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이란 내 반정부 시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정부 시위에 쏠린 관심을 분산시키고자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란은 현재 히잡 미착용으로 체포됐던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거센 상태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에 강경 진압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 탄압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지난달 '이란 인터내셔널' 등 사우디 기반 TV 채널에 이란에서 벌어지는 시위 보도를 자제하라면서, 사우디를 향해선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경고"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7월 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란 공격 첩보', 美·사우디 관계 개선 계기되나
이번 첩보를 계기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납치살해 사건, 산유국 생산량 감산 요구 등으로 긴장 상태였던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의 공격 위험이 커진 만큼 양국 간 군사·정보 협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 지지율과 11월 중간선거 승패와 밀접하게 연관된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산유국 증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은 이달부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 규모인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 사우디와 미국 간 관계 개선 기대에 찬물을 뿌렸다. 이후 백악관은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가 자국 국가안보 이익에 도움 되는지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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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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