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A씨 협박 없었다, 비아이 우려했을 뿐" [TD현장①]

김지현 기자 2022. 11. 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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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전 대표가 공익제보자 A씨를 협박한 적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A씨는 양현석이 YG 소속 가수였던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을 회유,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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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전 대표가 공익제보자 A씨를 협박한 적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A씨는 양현석이 YG 소속 가수였던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을 회유,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에 대한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양현석은 2016년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려 A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연예인 지망생이었던 A씨는 그 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비아이와 관련된 진술을 했다가 번복했다. 이후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YG 측으로부터 외압을 받아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공익신고 했다.

양현석 "'죽이는 거 일도 아냐' 말한 적 없어"

이날 피고인 심문 차 증인석에 앉은 양현석은 구체적 진술을 시작하기 전 “공황장애가 심해졌는데 혹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냐”며 양해를 구했다. 호흡을 가다듬은 그는 "A씨를 협박한 내용이라고 보도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말을 결코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석은 “A씨가 비아이와 교제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후 A씨가 마약과 관련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비아이에게 뭔가 줬다'고 진술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YG 사옥에서 만나자고 먼저 요청했다. 만나자고 한 건 사실이지만 A씨를 회유하거나 협박하지는 않았다"라며 "제가 50대 중반인데 어린 친구에게 그런 말을 할 리 있겠냐. 연예인을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연예계, 화류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로 떠돌던 말이 점점 말이 바뀌어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양현석과 A씨는 2016년 8월 23일 오후께 만났다. 만난 시간대에 대한 진술은 서로 다르다. 이날 양현석은 A씨에게 휴대폰을 내려 놓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가 다른 녹음기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양현석은 "오히려 비아이 보다 내가 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당시 A씨에게 ‘비아이와 교제하는 건 상관없다. 남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고, ‘착한 애가 돼야지 왜 나쁜 애가 되려고 하냐’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아이였기 때문에 조언을 해줬을 뿐”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핵심 증거 'YG 화장실 사진' 이견 : 국과수 의견까지
양현석 "만난 날 사진 아냐" vs A씨 측 "그 날 찍은 사진"

반면 A씨의 주장은 다르다. YG 사옥에서 만난 양현석이 바이이의 경찰 조사와 관련한 내용으로 자신을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양현석과 만난 후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증거를 남겨둬야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휴대폰을 돌려받은 뒤 3층 혹은 4층에 있는 화장실로 가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YG 화장실 사진'이라 불리는 이 증거는 해당 공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이 민감한 사안이 된 이유는 A씨, 검찰 측과 양현석 측이 사진이 촬영된 시기를 두고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공판에서도 양측은 YG 사옥에서 양현석, A씨가 만난 세세한 시간대부터 사진이 촬영된 년도와 시간, 조작 여부 등을 두고 국과수 의견을 제출할 정도로 대립각을 세웠다. 양현석은 A씨가 제출한 'YG 화장실 사진'은 자신과 만난 날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입었던 옷도 다르다고 진술했다.

양현석은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면서도 A씨에게 '비아이의 마약과 관련한 얘기는 묻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YG 자회사 직원인 B씨는 양현석에게 A씨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비아이에게 뭔가를 줬다고 진술했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진술했고, 양현석도 이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A씨 만난 양현석, 왜 비아이 마약 언급 안했나?

양현석은 왜 A씨를 만났지만 비아이의 마약 수사에 대해서는 묻지 않은 것일까. 양현석은 그 이유에 대해 "비아이를 믿었다. 그를 13살에 처음 만났고, 담배와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아이였기에 믿었다. YG는 다른 곳 보다 연습생 시간이 긴 편인데 오래 고생한 비아이가 데뷔 1년 지난 시점에서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치 않았다. A씨보다 비아이를 더 믿은 것"이라며 "A씨에게 만나자고 요청했지만 (비아이와) 교제에 대해 언급했고, A씨를 걱정하는 말만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비아이의 마약 구매와 복용은 사실로 드러났다. 2021년 9월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해당 사건으로 YG를 떠난 비아이는 고현정, 조인성 등이 소속된 아이오케이로 이적한 후 최연소 사외이사로 선임된 상태다.

변호인이 “비아이가 결국 마약을 한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나. 당시 기분이 어땠나’라고 묻자 양현석은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재판부는 14일을 결심 공판 기일로 지정했다. 결심 공판에서는 변호인의 최종 의견, 양현석의 최후 진술 등이 이뤄진다.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출한 서증과 증거 등을 통해 A씨의 진술 번복이 회유와 협박을 통해 이뤄진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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