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무보증 감소세지만…계열사 TRS는 5년간 6.1조
계열사 TRS 3.5조…"모니터링 지속"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올해 기준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의 채무보증액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1조1150억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총수익스와프(TSR) 거래는 지난 5년간 6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계열사 간 거래도 3조5333억원에 달한다.
공정위가 2일 발표한 올해(5월1일 기준) 채무보증 현황을 보면 자산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7개 중 10개 집단이 총 1조1150억원 규모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을 하고 있었다.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8개 집단, 1조1588억원보다 438억원 순감했다.
채무보증액은 기존 연속지정 집단에서 4375억원이 감소했다. 넷마블은 채무보증을 해소해 올해 명단에서 빠졌다. 셀트리온(676억원), 호반건설(3193억원), 삼라마이다스(SM, 2731억원)는 규모는 감소했으나 아직 채무보증액이 남아있다.
또 올해 상출 집단으로 신규 편입한 기업 집단에서는 채무보증으로 3937억원이 증가했다. 중흥건설(806억원), 태영(592억원), 세아(696억원), 한국타이어(83억원), 이랜드(863억원) 등이다.
공정거래법상 상출 집단의 채무보증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단 상출 집단에 신규지정되거나, 채무보증이 있는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한 경우 채무보증 해소를 2년간 유예한다.
또 수출입 제작 금융, 사회간접자본(SOC) 조성, 해외 건설 목적의 채무 보증은 허용된다. 태영(896억원), GS(360억원), KCC(253억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공정위는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가 있지만 현행법으로 규율되지 않는 자금보충약정, TRS 등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47개 상출 집단 중 10개 집단의 소속회사 18개가 총 54건(6조1070억원)의 TRS 거래를 진행했다.
이 중 상출 집단 소속 계열사 간 거래금액은 3조5333억원(57.9%)이다.
TRS는 주식 등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의 불확실한 수익과 사전에 확정된 고정 이자(수수료)를 서로 교환하는 파생거래다. 부실 계열사가 발행한 사채의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우량 계열사가 보상하는 형태의 거래로 쓰일 수 있다.
특히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 법적으로 금지된 반면 TRS는 관련 법 규정이 없는 상태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예전에 효성이 TRS 거래를 이용해서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케이스가 있기는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TRS 거래 자체가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만약에 TRS 거래가 편법적으로 이용된다고 하면 저희가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금보충약정의 경우 상출 집단 중 31개 집단의 소속회사 100개가 총 1148건의 거래를 했다.
업종별로 보면 상출 집단 소속 건설회사와 비계열사 간 체결한 자금보충약정이 738건(64.3%)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시 시공사가 시행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금융기관의 요청에 따라 약정을 체결하는 형태였다.
이외에 공정위가 금융·보험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가 있는 12개 상출 집단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올해 4월 의결권 행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6개 집단 소속 3개 금융·보험사가 17개 비금융 계열사의 주주총회에서 총 89회 의결권을 행사했다.
공정위는 이 중 보험업법 등의 승인을 얻었거나 상장사 임원선임‧해임, 정관변경, 합병·영업양도 등과 관련한 총 41회의 의결권 행사는 적법하다고 봤다.
또 자본시장법 및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의결권 제한 제도 적용이 배제된 의결권 행사 24회도 적법하다고 봤다.
이외에 나머지 24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위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민 과장은 "법 위반이 명확하게 확인이 된 것이 아니어서 기업집단의 이름 등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24회 중 한 회사가 여러번 의결권을 행사한 것들도 있어서 회사 수가 그렇게 많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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