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목격자 김C “현장에 경찰도 통제도 없었다”
가수 김C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목격자였다.
김C는 지난 1일 방송된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것에 무기력하다”라고 밝혔다. “괜찮냐”라는 질문에는 “괜찮을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새벽 2시부터 일정이 있어서 그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통편 말고 그냥 도보로 장비를 들고 집에서 한 30분 걸려서 해밀턴호텔 사고 현장 인근에 그날 오후 11시반쯤 도착해있었다”며 “집에서 걸어 올라갈 때 소방차와 구급차들이 많이 지나갔고 큰 행사를 하니 그 안에서 사고가 날 수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굉장히 많은 소방차들이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가벼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고 인근 현장에 도착한 김C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해 옥상으로 올라가 봤더니 해밀턴호텔 앞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을 봤다”며 “옆에는 담요로 덮어놓은 시신이 길 위에펼쳐져 있었다”고 했다.
‘사고 당시 경찰들은 뭘 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김C는 “제가 이태원에서 음악을 종종 틀기 때문에 평소 이태원 상황을 아는 편인데, 경찰에 형광 제복을 입으면 눈에 잘 띔에도 사건 당시에도 경찰들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소방관과 응급요원이 대부분이었고 경찰은 정말 몇 분 계시질 않았다”며 “내 생각에도 ‘왜 경찰이 없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김C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와중에도 경찰의 통제가 전혀 안 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경찰의 현장 통제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며 “제가 옥상에서 현장을 조망할 수 있었던 상황이고 이태원 지리를 잘 알았기에 이곳저곳을 막으면 통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통제가 안 되고 있었고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 10년째 거주하며 핼러윈 상황을 자주 목격했다는 김C는 “이번 핼러윈 때 특별히 사람이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며 “2017년도 당시에는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고 통제가 됐지만 이번 년도에는 그런 상황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을 주민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냐’는 질문에 김C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고 책임을 느낄 나이가 되서 그런지 뭔가 말하기가 감정적으로 힘들다”며 “이번 사고가 일어난 이유는 준비돼야 할 것들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김C는 “옥상에서 현장을 보며 이상한 점은 경찰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과, 오전 12시가 넘었을 때 20명 되는 경찰이 두 줄로 줄을 맞춰 걸어서 오는 것을 봤다”며 “그걸 보고 사고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일 오전 6시 기준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사고 인명 피해가 313명으로 사망 156명, 부상 157명이라고 전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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