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밀한 봉쇄 이어져"…광저우 등 코로나 확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광둥성 광저우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곳곳에서 고강도 봉쇄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중국 당국은 전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2천928명 보고됐다고 밝혔다. 10월 31일 보고된 신규 감염자 수 2천878명보다 늘어났다. 다만 코로나19 사망자는 이틀 연속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각 지방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날 광저우에서 가장 많은 326명의 감염자가 보고됐다. 베이징은 32명, 선전은 23명, 상하이는 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고 발표됐다.
지난달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이후 많은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저우는 지난달 17일 신규 감염자가 50명 넘게 나온 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전날 광저우 당국은 현지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복잡하다며 공항, 항구, 철도, 화물차, 승용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잠복기가 24시간 정도로 짧은 전염성 강한 BA.5.2 계열의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현재의 감염자 폭증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낡은 환기·위생 시스템을 갖춘 건물들이 모여있는 의류 공장 지역인 하이주구에서 감염자가 늘어나자 광저우 당국은 해당 지역을 폐쇄했다.
또한 4개 주요 상업 구역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해당 지역 내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신장, 윈난, 네이멍구 등지에서도 최근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곳곳이 부분 봉쇄되고 있다.
아이폰 생산시설이 있는 정저우에서도 대부분 지역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지난 4∼5월 상하이가 두 달간 봉쇄를 단행하며 중국 전체에 큰 피해를 안긴 후 각 지방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전면적 봉쇄를 발표하지 않은 채 '은밀한 봉쇄'를 단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우한에서 식당을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선전의 많은 어린이는 몇 주째 등교하지 못하고 있고, 정저우를 오가는 항공편은 극소수"라며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곳에서도 상하이에 내려졌던 것과 같은 봉쇄 조치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와 경제에 대한 영향을 줄이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지방 관리들은 봉쇄 명령에 따른 사람들의 공포를 피하고자 기업과 직접 소통하거나 작은 분야를 폐쇄하는 등 눈에 안 띄게 방역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로 코로나'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은밀한 봉쇄' 조치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구 1천300만 명인 우한에서는 2개 구에 대한 봉쇄만 발표됐다. 그 외 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방역 제한은 없다.
그러나 봉쇄 대상이 아닌 구에서도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우한 정부 관계자는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내려진 방역 제한은 없으며 당국은 정밀 방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저우 당국은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 시설인 폭스콘 공장에서 봉쇄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지자 전날 '통제 지역'에 대한 봉쇄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현지 주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거 단지를 떠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시짱(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의 한 주민은 블룸버그에 당국이 지난달 22일 방역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주거 단지 내에 80일 넘게 갇혀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방 당국의 '은밀한 봉쇄'는 항공기 운항 상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중국 전역에서 4천234편의 항공기가 운항했고 8천21편이 취소됐다. 2019년 같은 날 항공기 운항 편수는 1만1천738편이었다.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를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로 구분하면서 누적 통계에서는 유증상만 집계한다.
이에 따라 인구 14억명인 중국 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1일 현재 26만971명, 누적 사망자는 5천226명에 그친다.
미국의 누적 감염자 수는 9천940만여명이고, 한국은 2천567만명이다.
pretty@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배우 양정원, 사기 혐의 고소당해 | 연합뉴스
- 결혼 앞둔 특수교사 사망에 근조화환 160개 추모 행렬 | 연합뉴스
- "전우 시신밑 숨어 살았다"…우크라전 '생존 北병사' 주장 영상 확산 | 연합뉴스
-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레스토랑 공금횡령 의혹…경찰 내사 | 연합뉴스
- "잘못을 고백합니다"…'비빔대왕' 유비빔씨, 돌연 가게 접기로 | 연합뉴스
- 1960~70년대 그룹사운드 붐 이끈 히식스 베이시스트 조용남 별세 | 연합뉴스
- 경찰서 유치장서 40대 피의자 식사용 플라스틱 젓가락 삼켜 | 연합뉴스
- '머스크가 반한' 사격 김예지, 테슬라 앰배서더 선정…국내 최초(종합) | 연합뉴스
- 9살·10살 자녀 둔 30대 엄마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 살려 | 연합뉴스
- 지하 벙커 물 채워 감금…"13시간 남았어" 지인 가혹행위한 40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