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압사 위험” 반복 신고 뭉개고 거짓말 의혹도… 경찰 맞나

2022. 11. 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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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명이나 희생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3∼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 112신고가 11번 반복됐는데도 경찰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은 사실은 충격적이다.

경찰이 사태의 심각성을 오판하고 "대형사고 일보 직전" "아수라장" "난리" 등을 언급한 다급한 신고를 '불편신고' 정도로 치부한 것도 문제지만, 6건에 대해서는 출동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신고자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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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명이나 희생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3∼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 112신고가 11번 반복됐는데도 경찰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은 사실은 충격적이다. 특히, 사고 발생 3시간41분 전인 29일 오후 6시 34분에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최초의 신고자는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엉켜서 압사당할 것 같으니 진입로에서 인원 통제를 해 주셔야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실제 사고가 일어난 장소와 내용이 똑같다. 경찰이 제대로 대처했다면 젊은 생명의 허망한 죽음을 막거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경찰이 사태의 심각성을 오판하고 “대형사고 일보 직전” “아수라장” “난리” 등을 언급한 다급한 신고를 ‘불편신고’ 정도로 치부한 것도 문제지만, 6건에 대해서는 출동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신고자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도 심각하다. 경찰이 맞나 싶다. 실제 출동했다는 4건도 ‘시민 통제’ ‘인도로 안내’ 등의 조치를 한 것으로 돼 있어, 화급한 현장 상황을 이해했는지 의문이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사고 1시간21분이나 지나 밤 11시 31분에서야 집에서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은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상부에 올렸고, 용산서 정보과의 보고서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고 경찰 내부망에 공유됐다. 이런데도 용산서, 서울경찰청, 경찰청 어느 곳에서도 사고 위험 가능성에 대처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특별기구를 통해 감찰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 수뇌부의 거취가 걸린 사안에 대해 경찰이 제대로 조사할지 의문이다. 문재인 정권의 위헌적 ‘검수완박’법에 따라 대형참사는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총리실 산하 범정부기구라도 구성해 사고 원인과 행안부·경찰·지자체의 부실 대응 이유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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