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첫 변경…이유는?(종합)

박준배 기자 2022. 11. 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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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전국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명칭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변경했다.

시는 전날 제단 중앙에 있던 '이태원 사고 사망자' 푯말을 떼고 국화 액자로 바꿨고, 이날 오전 제단 상단의 명칭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수정했다.

강 시장은 "그래서 분향소 명칭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한다"며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침을 다시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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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시장 "경찰 초기 대응 실패가 원인…희생자 제대로 추모"
광주시가 시민홀 앞에 마련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명칭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변경하기 전 사진과 변경 설치, 변경 후 사진.2022.11.2/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가 전국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명칭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변경했다.

광주시는 2일 오전 강기정 시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분향소 명칭 변경을 결정하고 시청 시민홀 앞에 마련한 합동분향소에 걸린 현수막을 교체했다.

참사의 원인과 지역 여론을 고려하고 희생자를 제대로 추모하기 위해 사고 대신 참사, 사망자 대신 희생자 용어를 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1일 '이태원 사고 관련 지역 단위 합동분향소 설치 협조' 공문을 지자체에 보내 시·도별로 1곳씩 분향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분향소 표시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제단 중앙에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고 쓰고 주변을 국화꽃으로 장식하도록 했다.

광주시도 지침에 따라 제단 상단에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고 써 붙이고 제단 가운데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는 흰색 푯말을 설치했다.

행안부가 '참사'와 '희생자' 대신 '사고'와 '사망자'로 쓰도록 한 지침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는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참사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 사건을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1일 합동 조문을 하고 "정부와 관계기관이 정부 책임을 가리기 위해 희생자의 죽음을 '단순 사고'로 만들려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통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시가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무턱대고 따른다면 '민주화의 성지' 광주는 무엇이 되고 '인권의 도시' 광주는 또 어찌 되느냐"며 "광주라면 당당히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전날 제단 중앙에 있던 '이태원 사고 사망자' 푯말을 떼고 국화 액자로 바꿨고, 이날 오전 제단 상단의 명칭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수정했다.

강 시장은 "참사 초기 추모 분위기에 역행하는 논란이 일까 싶어 행안부 지침에 따랐다"며 "그러나 이태원 참상이 경찰 초기 대응 실패가 그 원인이라는 점이 분명해진 만큼 희생자들을 '제대로 추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그래서 분향소 명칭을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한다"며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침을 다시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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