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래시에 막혔던 안양 문화다양성 사업… 시민 주도로 다시 연다
일부 기독교·보수 단체의 반발로 중단됐던 안양 문화다양성 사업이 시민단체 주도로 다시 열릴 예정이다.
안양시민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최근 회의를 열고 지난 6월 중단된 ‘안양시문화다양성 촉진과 기반조성에 관한 사업’(안양 문화다양성 사업)을 자체 추진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안양 문화다양성 사업은 올해 3개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기후위기와 문화다양성 전반을 다룬 사업 2개는 정상적으로 마무리됐지만, 마지막 사업이었던 ‘#이제내가쓰지않는말들in안양’ 강연 행사는 지난 6월 중단된 바 있다. 이 행사에서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다양성연구소 관계자 등의 강연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유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기독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었다. 이들 단체가 반발하자 후원과 주최로 참여했던 안양시와 안양문화예술재단이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다. 해당 사업을 준비했던 안양나눔여성회는 이후 안양문화예술재단과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했으나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연대회의는 10월 31일 집담회를 열고 자체 추진 결정을 내렸다. 집담회에서는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보다 훨씬 더 순발력있게 지역교육과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연대회의는 오는 15일까지 사업재개를 위한 기금을 모금한 뒤 12월1일 앞서 중단됐던 ‘#이제내가쓰지않는말들in안양’ 강연을 열 계획이다.
연대회의는 성명문을 통해 “안양나눔여성회가 기획한 문화다양성 기반구축 사업은 과거 우리 사회에 넓게 퍼진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가려내고 그 언어에 얽힌 개인의 이야기를 공유하자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라면서 “정치적 편향성이나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안양시와 안양문화예술재단은 편파적인 행정절차를 진행하여 시민의 미래와 문화다양성을 존중받을 권리를 파기했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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