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반도체 수출통제 동참해라" 日에 요구…韓에도?

윤세미 기자 2022. 11. 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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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한에 같은 규제안을 만들어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가운데 어떤 부분에 동참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한편 미국의 다른 동맹인 유럽연합(EU)과 한국의 동향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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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한에 같은 규제안을 만들어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내부 협의에 착수하는 한편 일본 반도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살펴보고 있다. '칩4' 동맹인 한국과 대만에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우리 정부는 현재 미국으로부터 규체 동참을 요청 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인텔의 오하이오주 새 공장 착공식에서 인텔 직원들과 만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 협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해 일본 등 동맹에 같은 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며 관계국 정부와 협의해 조기 합의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가운데 어떤 부분에 동참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한편 미국의 다른 동맹인 유럽연합(EU)과 한국의 동향 파악에 나섰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1일 기자회견에서 대중 규제 영향과 관련해 "미국과 소통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대중 수출 규제와 관련해 동참을 요청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미 양국 간 (수출 규제 동참과 관련해) 논의되는 게 없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미국의 요청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7일 고성능 반도체의 군사적 이용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미국 기술과 부품을 이용한 첨단 반도체와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 상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사실상 수출 금지 조치다. 미국인의 중국의 첨단 칩 개발이나 생산 지원도 금지됐다.

미국은 제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동맹국을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EU에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수출 통제를 실시한 것과 같이 중국에도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EU 측은 러시아와 중국은 다르다고 했지만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이용되는 제품에 대해선 협의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일본과 네덜란드를 콕 집어 "가까운 시일 내에 동맹국이 미국과 비슷한 수출 규제를 만들 수 있도록 합의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경우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리서치, KLA 외에 일본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 ASML 등이 핵심 플레이어로 꼽히는 만큼 대중 수출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선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 정부는 수출 통제 동참 시 자국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의 한 대형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이 정체되면 일본이 강점을 가진 최신 제조 장비에 대한 수요도 약해진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역시 반도체 업계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가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220억달러(약 31조2000억원)로 대만과 한국에 이어 3번째로 크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산업계에서는 수출 통제로 미국 기업들만 중국 매출을 잃는 게 불공평하다는 불만과 타국에도 같은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체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미국이 12%, 대만과 한국이 각각 20%, 일본이 1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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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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