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代打)를 대타(大打)로 만드는 ‘가을 실투’
유난히 패스트볼 비율이 높았다. 오래 쉰 만큼 패스트볼의 힘에 자신있어 보이기도 했다. 실제 이날, 그의 패스트볼은 제구는 살짝 흔들리기는 했지만 구위는 꽤 괜찮은 듯 보였다.
지난 1일 한국시리즈 문학 1차전. 4-4이던 8회초 2사에 등판한 SSG 우완 노경은은 키움의 첫 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시속 148㎞짜리 몸쪽 빠른 공을 던져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체크스윙하듯 방망이를 내던 푸이그는 어이없이 돌아서야 했다.
노경은은 팀이 5-4로 리드를 잡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패스트볼을 5개 연속 던졌는데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선두타자 김태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타자 이지영에게는 다시 초구 패스트볼을 던져 번트 파울을 유도한 뒤 이날은 꺼내지 않던 구종인 컷패스트볼을 가볍게 던져 희생번트를 내줬다.
1사 2루에서 만난 키움 대타 전병우. 노경은은 다시 한번 컷패스트볼을 던졌는데 그만 137㎞짜리 밋밋한 직구처럼 한복판으로 흘러 들어가고 말았다. 전병우는 패스트볼 타이밍에 방망이를 돌려 왼쪽 담장을 향하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역전 투런홈런. 한국시리즈 1차전 승패는 연장 10회에서나 갈렸지만, 9회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정적 장면으로 남았다.
유난히 대타홈런이 자주 나오는 가을이다.
이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것도 대타홈런이었다. SSG 김강민은 5-6으로 뒤지던 9회 1사 뒤 키움 마무리 김재웅을 만나 초구부터 패스트볼을 연달아 보며 눈에 익힌 끝에 4구째 141㎞짜리 한복판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동점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날만 대타홈런이 2방 터졌는데, KBO리그 41년 역사에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서 대타홈런이 2개나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투수의 ‘실투’ 하나 없이 한경기를 치르는 팀은 없다. 실투라고 모두 홈런과 안타로 연결되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의 승부처에서 나오는 대타라면 노림수를 더욱 좁혀 놓고 타석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실투 확률을 줄이는데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날 대타 투런홈런을 때린 전병우 역시 “투심 패스트볼이었다면 중심에 안 맞았을 텐데 컷패스트볼이 와서 중심에 맞은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했다. 김강민이 때린 김재웅의 패스트볼 역시 직구 타이밍에 그대로 돌리기에 좋은 코스였다.
지난달 27일 플레이오프 고척 3차전에서 7회 키움 대타 임지열이 LG 우완 이정용으로부터 역전 투런홈런을 때릴 때도 ‘실투’가 화두였다. 대타로 나와 초구 직구를 노리고 들어선 타석, 이정용의 초구는 구속 145㎞ 의 한복판 가까운 패스트볼이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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