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서 구조됐지만 '피멍'...생존자가 전한 '압박'의 흔적

YTN 2022. 11. 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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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호준석 앵커, 김선영 앵커

■ 출연 :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까지 안타깝게도 희생된 분들, 이외에 부상을 입은 분들도 있습니다. 한 부상자가 사진을 공개를 했는데. 다리에 피멍이 들어 있는 그런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사고 의료대응 문제와 또 생존자들에 대한 후유증 우려, 이런 분들을 전문가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장이시죠.이형민 한림대성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다치신 분들도 여러 가지 심적으로나 실제 물리적으로나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거죠?

[이형민]

맞습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종류의 너무나도 엄청나고 참혹한 일을 경험하다 보니까 사실 응급실에 오래 일을 했던 저조차도 정말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많은 국민들이 그러시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생존자분 중의 한 분이 양쪽 다리 전체에 피멍이 든 사진을 공개해서 당시 현장에서 얼마나 압박이 셌는지를 저희가 볼 수 있는 그런 사진을 공개했는데 보여주시죠. 보시기에 어느 정도 압박이다라고 추정해볼 수 있겠습니까?

[이형민]

저도 인터넷에서 저 사진을 처음 접하고 상당히 심한 압박이 가해졌구나라고 생각을 했고요. 저렇게 빨갛게 변성이 된 것이 피하출혈입니다. 정맥에서 출혈이 드는 정상이고요. 보통 상부로, 심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되는 피가 압력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때 아래쪽으로 울혈이 생기게 되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강한 압박으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증상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혹시 전에도 저와 비슷한 정도의 저런 피멍, 울혈 이런 환자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이형민]

보통은 심각한 압박 또는 질식 환자에 있어서 묶인 부분에 말초 쪽에 있는 부분들이 저런 식으로 변성이 되는 저런 병변들은 아마도 응급실에서 일하는 분들은 익숙한 병변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저런 상처를 입게 됐을 경우에 추후에 피 검사나 이런 걸 좀 해봐야 된다, 이런 소견도 있던데 어떻습니까?

[이형민]

맞습니다. 아마도 인터넷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압좌증후군 또 압박증후군 이런 여러 가지 얘기 때문에 아마도 현장에서 손상 입으신 분들이 두렵고 불안하신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심각한 압박이 오래도록 지속이 됐을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들을 압좌증후군이라고 여러 개를 통틀어서 얘기를 하고요. 근골격 그러니까 근육세포가 파괴되면서 근육세포 파괴된 세포들이 콩팥을 망가뜨릴 수 있는 그런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앵커]

그게 며칠 내에 이루어지나요?

[이형민]

보통은 사고부터 수일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괜찮았던 분들이 이후에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적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지금 사흘, 나흘 지났는데 지금까지 특별한 다른 증상은 없다. 그러면 큰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것이군요.

[이형민]

단순한 타박상과 육안으로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피검사를 통해서 근육세포 수치를 저희가 측정하게 되는데 단순 타박상이신 분들이 너무 과도하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피 검사는 한번 받아봐야 되는 겁니까?

[이형민]

만약에 소변 색깔이 진해지거나 근육통이라든지 본인이 다친 정도보다 훨씬 더 심한 통증을 느끼고 계시다면 그런 분들은 아마도 이전에 병원을 방문하셨을 걸로 생각을 하고요.

[앵커]

지금 저 사진만 봐도 압박의 강도가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셌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겉으로는 티가 안 나도 안으로는 장기 손상 같은 그런 건강이 안 좋아진 부분이 있다, 이렇게 보는 견해들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형민]

맞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사람을 밀어서 생긴 사람과의 압박 상황이었죠. 보통 건물이 붕괴하거나 지진 같은 재난 상황에서 저희가 압좌증후군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사람이 밀어서 생긴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 어느 정도 시간 노출이 있었는지에 따라서 너무 다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그걸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박사님,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자면 지금까지 별다른 정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아마 그렇지 않았으면 병원을 내원하셨을 것이다, 그런 말씀이신 겁니까?

[이형민]

아마도 그렇게 보시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적절한 것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증상이 있는데 병원에 갈까 말까 하는 정도, 이 정도는 괜찮나 할 때는 가보는 게 좋은 건가요?

[이형민]

일단은 혈액검사를 통해서 본인의 상황을 한번 체크를 해 보시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사진으로 본 증상 말고도 여러 가지 증상이 있을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고가 흔한 사고는 아니지만 이런 일을 겪은 이후에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지도 좀 설명을 해 주시죠.

[이형민]

아까 말씀하신 내부 장기의 손상 같은 경우에는 눈으로 보이는 손상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은 복부 장기라든지 가슴 속에 있는 폐라든지 이런 내부 장기에 어떤 손상이 있다면 당장은 괜찮다 하더라도 보통 하루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복막염 내지는 심한 통증, 심할 때는 쇼크, 신부전 같은 여러 가지 증상들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주의를 요하는 것은 맞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정도의 시기라면 이미 어떤 증상들이 발생됐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고요. 지금까지 별다른 큰 이상이 없는 분들이라면 너무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 이번에 응급의료현장에 오랫동안 종사해 오신 전문가로서 이번 참사 이후에 CPR 시술을 시민들을 도와서 하셨고 그런데 구급차량은 차량에 막혀서 들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 있었고 전반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야 되겠다, 뭐가 문제였다 하는 것을 전문가 입장에서 좀 지적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형민]

일단 재난 현장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수선하고 혼란할 수밖에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재난이라고 저희가 부르는 것입니다. 되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날 너무나도 많은 인파가 몰렸기 때문에 구조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된 것이죠. 사실 재난의 성격에 따라서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이번 재난과 같은 경우에는 구조자의 대부분이 이미 사망하신 상태였고요. 그렇다면 이 재난의 포커스는 빠른 구조가 제일 우선이었던 재난이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재난에서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재난이라면 초기 의료대응이 훨씬 중요했겠죠.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 많은 인파 때문에 구조 자체가 늦어지면서 모든 결과들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핼러윈 축제 현장이었지만 응급실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위급한 환자들을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CPR을 하고 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내가 이걸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데 달려들어서 해도 될까? 이런 걱정들을 하시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 주시고 싶으십니까?

[이형민]

심폐소생술을 가르쳐주는 많은 사이트들이 존재합니다. 응급의학과의사회, 또는 응급의학회, 또 심폐소생술협회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상당히 열심히 해 왔고요. 또 캠페인도 많이 펼치고. 어떻게 보면 이 재난 현장에서 나서서 용감하게 심폐소생술을 해 주신 용감한 시민들 덕분에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은 분들이 있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면서 저희가 제일 일반인분들께 말씀드리는 것 중 하나가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분명히 낫다. 하지 않으면 돌아가시니까요. 심정지 환자에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으면 분명히 사망하시게 됩니다. 결국은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분명히 낫고요. 그다음으로는 이왕 하려면 조금 더 제대로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 두 가지를 항상 배우시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고 시작합니다.

[앵커]

일단 몇 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시행을 좀 해보는 게 중요할까요? 그 시간을 몇 분 정도라고 보세요?

[이형민]

현장에서 시간 타임을 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일단은 일반인들께서 심폐소생술을, 기초인명구조술을 시행할 때는 전문적인 구조인력이 도착할 때까지라고 저희가 이야기를 드립니다.

[앵커]

수십년 응급의료현장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시고 때로는 안타깝게 놓치시고 했던 경험이 있으실 텐데 저런 급박한 현장에서 응급의료 시술하시면서 어떤 마음이시고 또 어떤 심경이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형민]

정말로 저도 처음에 이 사고 영상을 보고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고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의료진들, 아마도 언론에 계신 분들도 상당 부분 오랜 기간 동안 고생을 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출동했던 친구들이 다음 날 또 근무를 들어가야 돼요. 사람이 그렇게 넉넉하게 운영되는 응급의료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친구들 전화하다 보면 조금 울먹울먹하는 친구들도 아직도 있고 이런 충격들이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게 되는 경우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거나 질환을 가지신 분들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건강하던 젊은 친구들이 다수 사망하게 되는 현장은 저희로서도 너무 견디기 힘든 어려움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의료진들의 후유증도 상당히 심각할 것 같은데 그 부분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 같고요. 많은 분들이 그래도 내가 이런 상황에 있다면 더 많은 시민들을 위해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거든요. CPR을 만약에 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점을 꼭 기억해야 될까요?

[이형민]

말씀드린 대로 심폐소생술은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분명히 중요합니다.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래서 본인 시간을 어느 만큼 투자하셔서 배우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죠. 만약에 재난현장에서 구조나 응급처치에 도움을 주고자 하신다면 통제를 따라주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은 도와주신다고 참여를 하시지만 실제로 중요한 구조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참여해서 구호활동을, 도와주시겠다고 마음을 먹으신다면 현장의 지휘통제를 따라주시고 필요한 부분에서 도움을 주신다면 훨씬 더 의미 있는 활동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분명히 낫다. 그러나 전문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전문인력이 도착한 뒤에는 통제를 꼭 따라달라는 말씀.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장, 이형민 한림대 교수에게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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