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與가 먼저···정진석 “이태원 특위 구성하자”

추동훈 2022. 11. 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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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공개로...국민 공분 커지자
與서 더 거세진 경찰책임론
신고공개로...국민 공분 커지자
與서 더 거세진 경찰책임론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태원사고조사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11차례의 사고 전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제대로 조치하지 못한 점이 밝혀지며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여당이 선제적으로 특위구성을 제안하며 국면 전환에 나선 셈이다.

정 위원장은 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11차례의 급박한 구조신호가 있었는데 충분한 조치가 왜 취해지지 않았는지 원인을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이태원 사고에 대해 무한책임을 갖고 어디에도 그 책임을 미루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은 “애도 기간이 끝나면 여야정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사고조사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며 책임자 문책은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여야정 특위와 별도로 당 내에도 대책특위를 마련해 당차원의 대응에도 나설 방침이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경찰의 미흡한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주 원내대표는 “경찰 녹취록를 듣고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분노하고 있다”며 “애도 기간이 끝나면 철저한 원인조사와 상응하는 책임추궁, 그리고 그에 따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가 단일대오로 경찰에 대한 회초리를 든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경찰 책임론’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산경찰서장이 사고 당시 어디서 뭘 했는지 행적을 밝혀야 한다”며 “경찰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신고했음에도 긴박성을 인지 못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조 의원은 국정조사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물론 가능하다고 본다”며 “신고 후 4차례 현장을 갔다는데 출동 이후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려면 따져봐야 할 부분이 좀 많다”고 답변했다.

장동혁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도 녹취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들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경찰 측이 직접 공개한 녹취록으로 국민뿐 아니라 여당의원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온 만큼 이에 대한 문책과 책임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실제 정 위원장은 해당 녹취록 공개 이후 당내 의원들에게 불필요한 대외 메시지 작성과 대외활동 자제를 거듭 요청하며 주의를 요청한 상태다. 특히 야당의 정부 책임론 공세가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 지도부에서 먼저 특위 구성을 제안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면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통화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연합뉴스>

경찰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윤희근 경찰청장 및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도 위태롭게 됐다. 야당 측에서 두 책임자에 대한 파면을 요구하며 국정조사 추진에 나서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결국 총 책임자로서 버티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상민 장관이 책임을 회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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