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보내고 어떻게 사니”…전국 68곳서 ‘눈물의 발인식’

김대영 기자 2022. 11. 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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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안모(여·30) 씨 유족의 통곡 소리로 가득했다.

안 씨의 부모는 발인을 앞두고 딸의 영정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며 손을 꽉 마주 잡았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송모(여·24) 씨의 빈소는 엄숙함을 넘어 적막마저 흘렀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큰아들인 A 씨의 부친은 발인을 앞두고 "아들아,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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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부여잡은 유족 : 지난 1일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발인식에서 희생자의 가족들이 손을 서로 움켜쥐고 있다. 뉴시스

■ 전국 장례식장·분향소 가보니

밤새 오열… 얼굴에 눈물 자국

분향소엔 추모객 발길 이어져

“다 손녀뻘인데 너무 불쌍해요”

김대영·김보름 기자, 고양=김현수 기자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안모(여·30) 씨 유족의 통곡 소리로 가득했다. 안 씨의 부모는 발인을 앞두고 딸의 영정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며 손을 꽉 마주 잡았다. 부모의 얼굴은 참담 그 자체였다. 발인이 시작된 뒤 안 씨의 모친은 장지로 이동하기 위해 도착한 리무진 버스 앞에서 관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송모(여·24) 씨의 빈소는 엄숙함을 넘어 적막마저 흘렀다. 평소 성실했던 딸을 잃은 슬픔에 유족은 밤새 오열한 듯 얼굴에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앳된 얼굴인 송 씨의 셀카가 담긴 영정 사진과 관을 들고 발인 장소로 이동하면서도, 유족들은 고개를 숙인 채 서로를 위로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이 2일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망자 156명 중 68명의 발인이 완료됐다.

경기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에서도 희생자의 발인이 진행됐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큰아들인 A 씨의 부친은 발인을 앞두고 “아들아,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자식을 떠나보내기 어려운 듯 부모는 생전 고인의 사진을 품에 안은 채 흐느꼈다.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애써 얼굴을 가리는 동창들도 보였다. A 씨의 유족들은 대답 없는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은 허모(33) 씨는 “이번 참사 희생자의 모친과 직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어 분향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딸의 얘기를 할 때마다 늘 입가에 미소를 지었던 모습이 떠올라 더욱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 모친이 딸과 함께 이태원에 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신적 충격이 더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자매가 함께 분향소를 찾은 김옥한(여·75), 김염희(여·70) 씨도 “다 손자, 손녀뻘인 아이들인데 너무나도 불쌍하다”며 “경찰이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되는 건데, 슬픈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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