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동료 7명이 갔다 4명 참변…지인들이 빈소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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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이런 상황인데 장례식이 뭔 의미가 있나요 가슴이 찢어져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최모(여·32) 씨의 아버지 A 씨는 1일 0시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내에게 트라우마 증세가 나타나고 있어, 가족들만 잠깐 보고 전날 출상하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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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까운 사연들
삼남매중 같이 살던 딸 참변
부친 “큰딸이 이런 상황인데
장례식이 뭔 의미가 있나요”
함께 간 남성 2명 겨우 생존
글·사진=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딸이 이런 상황인데 장례식이 뭔 의미가 있나요… 가슴이 찢어져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최모(여·32) 씨의 아버지 A 씨는 1일 0시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내에게 트라우마 증세가 나타나고 있어, 가족들만 잠깐 보고 전날 출상하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입을 꾹 닫은 최 씨의 대학생 막냇동생은 목발을 짚고 상복을 입은 채 침울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켰다.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 중학교 수학학원 친구, 동료, 동호회 친구들이 발인 전날 늦은 밤까지 장례식장에 남았다.
전북 정읍에서 반차를 내고 급히 올라온 외숙모는 “성격 좋고 베풀기 좋아하고 친구들이 많아서 (빈소에) 많이 왔다”며 “꽃다운 애들이…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전 동료는 “긍정적이고, 밝고, 주위 사람을 잘 챙겼다”고 전했다. 큰딸 최 씨와 셋이서 살고 있던 부모에겐 그 빈자리가 더 크기만 하다. 최 씨의 여동생은 인천에, 막내 남동생은 대학 기숙사에 따로 살고 있다. 아버지 A 씨는 “어렸을 땐 제가 엄했다”면서도 “커서는 저녁에 맥주도 자주 먹는 친구 같은 사이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9월 생일에 경기 포천 영북면으로 가족끼리 글램핑을 함께 가 찍었던 영상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최 씨가 아버지에게 재킷과 지갑이 담긴 박스를 생일선물로 건네고, 동생들과 아버지 주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A 씨는 재킷을 걸치고 자녀들과 함께 춤을 췄다. 영상을 찍던 어머니 박모 씨도 숨이 차게 웃고 있었다.
지난 10월 29일 최 씨는 퇴근 뒤 동료들 및 남자친구와 이태원 골목을 올라가다 사고를 맞았다. 함께 간 남성 2명은 겨우 살아남았고, 최 씨와 동료 등 4명은 숨졌다. 나머지 1명은 샛길로 빠져 사고를 면했다고 한다.
이튿날인 30일 오전 아버지 A 씨는 딸의 시신이 안양의 병원에 안치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에게 “손이 떨려 운전을 못 하겠으니, 운전을 부탁드려도 되겠냐”고 해서 함께 시신을 서울로 옮겨왔다. A 씨가 가장 걱정됐던 건 소식을 듣고 당장 쓰러질 수 있는 최 씨의 어머니 박 씨의 상태였다. 차마 아내에게 소식을 알리지 못한 A 씨는 딸의 시신을 찾으러 가며 지인 둘에게 아내와 집에 함께 있어 달라 부탁한 뒤, 전화로 사망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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