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익산에선 ‘다이아 찾기’ 행사… 수천명 뒤엉켰다

보물찾기 쪽지를 잡기 위해 참가자들이 한 곳에 몰려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29일 전북 익산시에서 진행된 축제 진행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품 획득의 기회가 주어지는 쪽지를 허공에 흩뿌리면 참가자들이 이를 잡아가는 방식이었는데, 별다른 규칙이나 제재가 없어 참가자들은 일제히 한 공간에 몰렸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밀쳐지고 넘어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2일 익산시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익산시 귀금속보석공업단지 일원에서는 ‘보물찾기 깜짝축제’가 열렸다. 보물찾기 쪽지를 가져오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 방식이었다. 상품에는 총 2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와 귀금속이 포함되어 있었다. 쪽지를 뿌릴 당시 행사장에는 약 3200명의 인파가 몰렸다. 현장에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약 200명의 보안요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보물찾기 쪽지를 잡기 위해 참가자들이 한 곳에 몰려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물찾기 쪽지는 진행요원이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 흩뿌리는 방식으로 제공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진행요원이 보물찾기 쪽지를 허공에 던지자 골목에 모여있던 참가자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행사장은 뒤엉킨 사람들로 인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참가자 사이에서는 비명도 터져 나왔다. 불만과 야유의 소리를 내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 60대 여성 참가자는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에 쓰러졌고, 결국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부 참가자는 넘어지면서 손과 무릎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축제 진행 방식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참가자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솔직히 인파 사이에 깔려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날 밤 이태원 사고 소식까지 접하면서 충격이 너무 컸다. 안전요원 통제하에 진행해서 큰 부상 없이 축제를 끝낼 수 있었지만,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었던 건 맞다”고 했다.

행사의 위험성이 지적된 데 이어 같은 날 밤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당초 30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행사는 취소됐다. 익산시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첫 축제이다 보니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이 몰릴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운영이 미숙했던 점 사죄드리고 부상당하신 분은 치료비를 지원하고 보험처리도 모두 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