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RM “K팝 가수인데 UN연설·바이든 대통령 회담, 혼란스럽기도”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알엠)이 세계적 가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혼란과 고뇌에 대해 털어놨다.
11월 1일(현지시간) 미국 음악 매거진 롤링스톤(Rolling Stone)은 "RM과 퍼렐 윌리엄스가 '더 이상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등 주제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RM과 퍼렐 윌리엄스는 비밀스러운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롤링스톤에 따르면 퍼렐 윌리엄스와 RM은 최근 미국 가수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새 앨범에 수록될 곡을 함께 녹음했다.
RM은 인터뷰 중 퍼렐 윌리엄스가 2006년 발매한 'Take It Off (Dim the Lights)'(테이크 잇 오프 (디 더 라이츠))를 언급하며 "아마추어 시절 한국어로 번역해 녹음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RM은 당시 오토튠을 사용하는 래퍼들을 향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퍼렐 윌리엄스에게 "때로는 노래를 하고 때로는 랩을 하고 때로는 후크만 부르는데, 연주자로서 노래에 참여할 때 어떻게 스스로를 포지셔닝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퍼렐 윌리엄스는 "아무도 내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없다"고 놀라움을 표한 후 "난 감정에 따라 결정한다. 관습에 따라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RM은 "우리(BTS)는 팀으로서 UN에 가봤고 바이든 대통령도 만났다.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아시아 공동체의 대표자 중 한 명이 됐다. '내가 그렇게 잘하고 있나? 내게 모든 책임을 질 자격이 있나?'라고 늘 홀로 생각한다.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퍼렐 윌리엄스에게 "당신이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당신이 모든 도덕적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퍼렐 윌리엄스는 "내가 하는 (자선적) 일에는 늘 사정이 있다. 바보 같은 말을 한 후 나중에 후회하던 때가 있었고 그때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이후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고 내가 속해 있던 무지에 맞서 행동했다. 스스로를 교육시켰고 깨우쳤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했던 말 때문에 다른 일을 하게 된다. 그 일을 하러 갈 때 밤에 더 쉽게 잘 수 있다"고 답했다.
RM은 "내 모든 혼란과 바보 같은 생각들이 내 인생이 나아지는 데, 팬들을 위해 더 나은 어른이 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퍼렐 윌리엄스는 "수억 명의 팬들을 두고 있고 단번에 10만 명의 팬을 만날 때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다"며 거대한 관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때론 무거운 책임감으로 인해 울고 싶어질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RM 역시 다수의 팬들을 만날 때 각각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고 하나의 집단처럼 느껴진다며 공감을 표했다.
RM은 15세 작은 클럽에서 10명의 사람들 앞에서 펼쳤던 첫 공연을 회상하며 "난 커트 코베인이나 믹 재거처럼 앞장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난 음악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털어놨다.
RM은 올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단독 콘서트에서 체감했던 자신의 여러 페르소나를 되새기며 "매일 밤은 도전이었다. 리허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정말 긴장했고 책임감을 느꼈다. 단 하룻밤의 공연을 위해 브라질과 일본, 한국 등 각지에서 티켓을 구입해 그곳에 와 준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 최고의 밤을 선사함으로써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엉망처럼 느껴지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난 인간이고 정말 긴장하고 가끔 많은 에너지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하고 심지어 잠식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잘 다루려고 노력한다. 난 팬들의 사랑을 사랑한다. 사랑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줄 때 일어나는 것이지, 우리가 받을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지 그들에게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며 "그저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솔로 앨범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뉴스엔 취재에 따르면 RM은 11월 25일 발매를 목표로 새 솔로 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RM은 "90% 정도 완성됐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 한 명으로서 믹스테이프를 몇 개 발매했지만 그건 실험일 뿐이었다. 이번 앨범이 내 첫 번째 정규 솔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RM은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한 지 10년 정도 됐고 K팝은 밴드, 그룹들에 관한 모든 것이다. 개인적으로 래퍼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는데 K팝은 집합체 같은 것이기 때문에 사실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 미국 팝 음악, 다른 비주얼, 한국적 요소, 소셜 미디어 등이 섞여 있다. 격렬하고 복잡하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10년 후 우리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일종의 사회적 인물이 됐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K팝 밴드로서 UN 연설을 하거나 대통령을 만날 때 정말 혼란스러웠고 스스로에게 '난 외교관일까, 뭘까'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래퍼이자 작사가로 시작해 10년간 팀으로서 격렬하게 활동했다. 거의 모든 인터뷰 등에서 팀을 대표했고 그게 내 역할이었던 것 같다. 잠깐 멈추고, 그것으로부터 떨어져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봐야겠다며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서 솔로(앨범)에 집중하게 됐다. 요즘 처음 느낌과 분위기,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왜 평생 음악을 하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 생각해왔다"며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는 자신을 위해 조언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솔로 활동에 앞서 그룹 활동을 경험한 퍼렐 윌리엄스는 "솔로 앨범을 갖고 있는 게 내게 크게 도움이 됐다. 내가 다른 모자, 다른 마스크를 쓸 수 있게 해 준다.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 새로운 출발이 당신들에게 신선함이 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팀으로 돌아갈 때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퍼렐 윌리엄스는 새 앨범명이 'Phriends'(프렌즈)라고 밝히며 "방탄소년단이 부른 노래가 내 앨범에 수록됐다. 놀랍고 감사하다"고 예고했다. RM은 "그냥 이 노래가 좋다"며 "완전 마음에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고, 퍼렐 윌리엄스 역시 "나도 너무 좋다. 이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와우'라고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퍼렐 윌리엄스는 90%가량 완성된 RM의 솔로 앨범에 대해 언급하며 "마지막 10%에 내가 필요하다면, 내가 필요하지는 않겠지만"이라고 말했다. RM은 "난 15년간 늘 당신을 필요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퍼렐 윌리엄스는 "좋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면 우린 실제로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RM은 "제발"이라며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퍼렐 윌리엄스는 RM에게 "그냥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계속 궁금해하라. 그리고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난 다신 음악을 하지 않을 거야', '난 절대..'라고 말함으로써 압력을 가하지 말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RM은 "절대 아니다"고 재치 있게 답했고, 퍼렐 윌리엄스는 "절대 안 된다. 그냥 같이 타고 견디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 어떻게 되는지 보길 바란다. 정말 재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M은 "순항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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