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2는 신고방치, 서장은 늑장보고, 서울청장은 집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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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이후 1시간 21분이 지나서야 참사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너진 경찰의 보고·지휘체계로 인해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경찰 총지휘권을 가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 보고가 아닌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보고를 통해 김 청장보다 빠른 오후 11시 19분쯤 첫 사고 발생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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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총체적 부실대응
사망 발생땐 즉시보고가 의무
지휘부 대응 1시간 이상 지연
서울청장 자정 넘어 현장 도착
경찰 내부서도 “비상식적 상황”
대응 1, 2단계때 경찰력 공백
소방 - 경찰 상호 공조도 구멍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이후 1시간 21분이 지나서야 참사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너진 경찰의 보고·지휘체계로 인해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소방재난본부가 대응 1·2단계를 발동하고 156명이 숨지는 동안, 서울경찰청 차원의 대응은 전무했다. 아울러 소방의 ‘대응 2단계’ 발동 사실도 경찰 지휘부가 모르는 등 ‘경찰·소방 간 공조 체계’에도 구멍이 난 것으로 드러나, 재난 대응 시스템 전반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사고 발생(29일 오후 10시 15분) 이후 1시간 21분이 지난 오후 11시 36분에서야 사고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오후 11시 34분 걸려온 전화를 놓친 김 청장은 11시 36분 이 서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사고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 탓에 김 청장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은 자정이 넘은 밤 12시 25분이었으며, 서울청 차원의 대응도 자정에 이르러 본격화됐다.
심지어 경찰 총지휘권을 가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 보고가 아닌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보고를 통해 김 청장보다 빠른 오후 11시 19분쯤 첫 사고 발생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역시 사고 발생 이후 한 시간가량 지난 뒤였다. 이 장관이 참사 현장 책임인 경찰이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본부를 통해 참사 보고를 받으면서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서장이 사고 발생 직후인 오후 10시 17분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불구,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첫 지휘 보고를 한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목소리가 경찰 내부에서도 나온다. 지휘 보고는 경찰서장이 상급 경찰청장에게 담당 지역 내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을 직접 보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서장은 “담당 지역 내에서 범죄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 즉시 지휘 보고를 하게 돼 있다”며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도 지휘 보고가 1시간 넘게 늦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소방의 공조 체계도 엉망이었다. 김 청장이 최초 보고를 받기 전 소방당국은 이미 소방 대응 1단계(오후 10시 43분)에 이어 2단계(오후 11시 13분)까지 발령한 상태였다. 오후 11시 30분엔 소방재난본부 전 직원이 인근 병원에 분산 배치되고 있었다.
이 장관이 김 청장보다 사고 발생 사실을 17분 일찍 인지할 수 있었던 것도 행안부 장·차관 직속 기관인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소방재난본부로부터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소방대응단계가 발령될 때 시스템적으로 구조구급상황보고서가 작성되고,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자들에게 상황 전파 메시지가 알림으로 뜬다”며 “그걸 바탕으로 상황 근무자들이 문자 내용을 작성해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전반적 보고·지휘체계 붕괴, 기강 해이 등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종합적 상황판단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지휘관들이 판단을 그르치면 현장에서의 초동조치도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권승현·송유근·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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