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오름폭 줄었지만...공공료·개인서비스 가격 급등 [꺾이지 않는 고물가, 민생위기로]

2022. 11. 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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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에서 수요로 인플레 요인 점차 이동
개인서비스 상승률 1998년 이후 최고
근원물가 오름폭 13년8개월만에 최대
국내외 기관, 내년 성장률 전망치 낮춰
전문가 “긴축정책으로 인플레 정면대응”

공급 측면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수요 압력도 커지고 있다.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억눌렀던 공공요금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보다 길게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긴축과 금리인상 필요성이 점차 커질 수 있다. 대외여건이 핵심인 공급과 다르게 수요는 정책도구로 조절이 가능하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적기에 낮추지 않으면 고물가 속의 경기침체 파고가 더 크게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높이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석유류는 전년동월대비 10.7% 상승했다. 지난 6월 39.6%까지 오른 뒤 7월 35.1%, 8월 19.7%, 9월 16.6%로 지속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 휘발유 물가는 전월대비 2.0% 감소했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에 공업제품 기여도는 6월 3.24%포인트에서 9월 2.32%포인트, 10월 2.20%포인트로 줄었다.

그러나 공급 요인은 아직 다 물가에 전이되지 않았다. 석유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정부는 인위적으로 공공요금을 억눌렀다. 결국 시차를 두고 요금 인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23.1% 올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시가스는 36.2%, 전기료는 18.6%, 지역난방비는 34.0%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9월 0.48%포인트에서 10월 0.77%포인트로 늘어났다.

농축수산물도 오름폭이 줄었지만, 안정됐다고 할 수 없다. 10월 상승률은 5.2%로 전월(6.2%)보다 낮지만 5%를 상회했다. 채소류에서는 21.6% 올랐다.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세는 일부 긴축·금리인상에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서비스 상승률(6.4%)은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았다. 전월에도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8.9%로 전월(9.0%)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치킨은 10.3% 올랐고, 생선회는 9.2% 상승했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도 4.6% 상승했다. 보험 서비스료(14.9%), 공동주택 관리비(5.4%) 등이 오름세를 견인했다.

이에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랐다. 전월(4.5%)보다 상승세가 강화했고, 2009년 2월(5.2%)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2% 올랐다. 마찬가지로 전월(4.1%)보다 상승폭이 크다. 상승률은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는 공급, 개인서비스는 수요 측면 상승요인인데, 수요 상승요인이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저효과도 있기 때문에 다음달 오름세가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시나브로 조금씩 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고 당분간 5%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년간 예상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 만에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지난달(4.2%)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할수록 경기침체 여파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글로벌 경제와 한국’을 주제로 발표한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세계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축적인 정책을 운영해야하고 이는 성장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반드시 인플레에 정면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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