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보톡스 수출…中 대체 신시장 개척 효과 ‘미미’

김양혁 기자 2022. 11. 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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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한류를 주도하던 국산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수출이 휘청이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이른바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궁'을 통해 중국으로 제품을 보내는 '무허가' 수출을 관행으로 여겨왔다.

중국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보툴리눔 톡신 수출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들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수출량이 감소한 것은 중국 수출이 급감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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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보톡스 수출액 1억4991만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9% 감소
수출 절반 차지했던 中 64.20% 급감 여파
‘무허가 수출’ 막자 전체 수출 흔들
“中 판매 허가 없이 성장 어려울 듯”
대웅제약(왼쪽)과 메디톡스(오른쪽)의 보툴리눔 톡신. /각 업체

미용 한류를 주도하던 국산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수출이 휘청이고 있다.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 실적이 60% 이상 빠진 영향이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고는 있지만, 중국 물량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이른바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궁’을 통해 중국으로 제품을 보내는 ‘무허가’ 수출을 관행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정부가 무허가 수출을 막기 위해 별도 품목으로 관리에 들어가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중국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보툴리눔 톡신 수출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보톨리눔 톡신 제제 수출 금액은 1억4991만달러(약 2126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6899만달러(약2397억원)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11.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중량도 192t으로, 지난해(248t)와 비교해 22.58% 줄었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 모습. /조선DB

보툴리눔 톡신은 국내 대표 미용 제품인 ‘보톡스’로도 불린다. 보톡스라는 명칭은 미국 엘러간이 1989년 개발한 근육수축 주사제인데, 현재 제품명으로 일반화돼 사용 중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말초신경에서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차단하는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다. 주로 신경, 근육 질환 치료에 사용되지만 주름 제거 등 미용에도 활용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수출량이 감소한 것은 중국 수출이 급감한 결과다.

올해 9월까지 중국으로 수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총 70t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0t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과 비교된다. 수출액으로 따지면 7008만달러(약 994억원)에서 64.2% 뒷걸음질한 2509만달러(약 356억원)에 머문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연간 기준 1억 달러 안팎, 우리 돈 14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수출 시장이었다.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에 이른다. 2019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전체 수출액은 2억2400만달러, 2020년과 지난해는 각각 2억528만달러, 2억3569만달러였다. 이중 중국 수출은 2019년 처음 1억달러를 넘어선 뒤 2020년 1억1176만달러, 지난해에는 9451만달러를 기록했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의 첫 중국 수출 물량을 실은 차량. /휴젤

하지만 정식 수출 물량은 거의 없다.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판매 허가를 받은 기업은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을 비롯해 10곳이 넘지만 2020년 10월까지만 해도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현재 중국 판매 허가를 받은 곳은 휴젤이 유일하다. 휴젤은 2020년 10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판매 허가를 받고 같은 해 12월부터 정식 수출을 시작했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2020년 10월 이전까지 주로 ‘따이궁’을 통해 중국에서 유통됐다. 중국 검역 당국이 한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휴대해 현지로 입국하려던 밀수범을 적발한 사례까지 나왔다.

정부는 보툴리눔 톡신의 ‘무허가’ 수출을 막고 수출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올해부터 ‘기타’로 분류하던 관련 제품에 별도 분류 코드를 부여했다. 기존에 ‘3002.90-3090′이라는 품목 코드 대신 3002.49-1000라는 새 코드를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타 품목 대부분이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사실은 업계에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코드를 넣으면 보툴리눔 톡신 수출 흐름을 훤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분간 수출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유럽,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시장 비중이 워낙 커서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온 연간 2억달러 수출도 현 추세라면 올해 유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업체가 중국 시장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지만, 언제 허가가 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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