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이태원파출소, 4시간 동안 112 신고 93건 처리

김승현 기자 2022. 11. 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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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에 총 32명의 현장 경찰관들이 근무했고, 사고 당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 15분까지 압사 사고 신고를 포함해 총 93건의 112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경찰청이 전날 ‘사고 당시 초동조치가 미흡했다’며 고강도 내부 감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부족한 파출소 인력에 시간당 20여건의 신고를 처리해야 할 말단 경찰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며 불만이 나오고 있다.

<YONHAP PHOTO-3332>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 2022.11.2 saba@yna.co.kr/2022-11-02 11:01:17/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실제 참사가 발생한 29일 이태원파출소의 야간 근무일지에 따르면, 이날 총 근무자는 32명이었다. 정 근무자(경위~순경) 10명과 지원 근무자 22명으로 총 3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날인 10월 30일 오전 8시까지 파출소 내 상황근무조와 순찰차조(4개조)·도보조(6개조)로 나눠 현장 순찰 근무를 진행했다.

각 순찰차조와 도보조에는 2명씩의 경찰관이 배치돼 이태원초와 이태원시장, 녹사평대로 등을 순찰했다. 일부는 대기조로 편성돼 다음 근무를 위해 휴식을 취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 112 상황실장과 운영팀장은 파출소 내부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부터 사고 직전인 오후 10시 15분까지 이태원 일대에 들어온 112 신고 건수는 총 93건이었다. 시간당 23건 수준이었다. 그 중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접수된 112 신고는 경찰청이 지난 1일 공개한 11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망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어플 등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경찰 수뇌부와 윗선의 책임 전가”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내에서도 112 신고가 많은 이태원파출소의 상황과 파출소 인원 수 등을 고려할 때 말단 경찰에게만 책임을 씌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이태원파출소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각종 언론보도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글을 쓴다”며 “112 신고가 있었는데 왜 현장통제를 안했느냐고 하는데 이태원은 112 신고는 시간당 수십건이 떨어지는 곳이다. 112 신고 처리하며 뛰어다니기도 바쁜 상황에 압사사고 예상해 통제한다면 112 신고는 또 누가 뛰느냐”고 했다. A씨는 또한 “광화문 집회에 그렇게 많은 기동대가 필요한가”라며 “(파출소에) 늘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는데 제대로 충원해줬는지 부서에 묻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현직임을 밝힌 또다른 경찰관 B씨도 블라인드에 “서울청 112 상황실에서 신고 지령을 받은 파출소 경찰관 2명이 현장 확인을 갔다고 가정했을 때, 말단 공무원 두명이 일방통행을 유도하거나 통행을 막는다거나 하는 게 가능했겠느냐”라고 했다.

B씨는 “출동한 이들도 해당 신고 뒤에 밀린 신고가 수두룩했기에 충분한 조치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청장님은 112 순찰차 한 번 탑승을 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출동 경찰관이 더 조치를 했어야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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