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90% 의존 '약방의 감초'..."국산화 길 열린다"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가 90% 이상 수입에 의존했던 '감초' 국산화의 길이 열린다. '만주감초'와 '유럽감초(광과감초)'를 이종교배해 2014년 '원감(元甘)' 품종을 개발하고 국내에서 3년간(2019~2021년) 검증을 거쳤다. 농촌진흥청은 새로운 감초 품종을 농가에 보급해 2025년까지 감초 국산화율을 15%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종교배로 감초 국산화 가능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처 간 적극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신품종 감초의 '대한민국약전'(식약처 고시) 등재를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신품종 감초의 약전 등재는 한약을 처방할 때 우리 기술로 개발한 감초 품종을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90% 이상 수입에 의존해 온 '감초' 국산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감초는 한의학 등 전통 의약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약용작물이다. 중국(신장)·내몽고·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건조한 지역에서 주로 자생하며 만주감초, 유럽감초(광과감초), 창과감초 3종만 국내에서 식의약품으로 사용 가능하다.
감초는 주로 중앙아시아 유럽의 건조지역에서 재배가 용이한 식물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세종 이후 국내 재배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습도가 높은 국내 기후 영향으로 약용작물로 감초를 재배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적 기록을 보면 조선시대 왕(세종, 문종, 세조, 성종 등)이 감초 재배를 명했지만 실패한 구체적 기록이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국내외 감초 자원 중 '만주감초'와 '유럽감초(광과감초)'를 이종교배해 2014년 '원감(元甘)' 품종을 개발하고 생산성과 지역 적응성을 검증했다.
또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품종 감초의 국내 활용을 위해 의약품(한약재) 품질 기준·규격 설정에 필요한 연구와 검증을 3년간(2019~2021년) 진행했다.
'원감' 품종은 기존 감초(만주감초)보다 생산성(359kg/10a)과 지표 성분(글리시리진 함량 3.96%)이 2배 이상 높고, 점무늬병 저항성을 지녀 안정적으로 국내에서 재배할 수 있다.
글리시리진은 감초의 단맛을 내는 성분으로 항염, 항암, 항알러지 등 효능이 있다. 글리시리진 2.5% 이상 함유가 한약으로 사용이 가능한 지표다.
신품종 감초에 대한 동물실험 등 독성시험 결과 독성학적으로 유해한 변화가 없었고 유전독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감초 품종과 일부 효능 모델에서 약리 활성도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를 개최해 신품종 감초를 약전에 등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자문을 받아 한약재 감초의 기원종에 글리시리자 코르신스키(Glycyrrhiza korshinskyi Grig.)를 추가하는 대한민국약전(식약처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11.1.~ 12.31.)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약전 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새로운 감초 품종을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까지 감초 국산화율을 15%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신품종 계약 재배, 지역특화 산업육성, 소비 촉진을 위한 소재 개발 등 활성화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약용작물 산업 경쟁력 향상 촉매제"
농촌진흥청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이번 성과는 농촌진흥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수목원 등 여러 부처 간 협업과 적극 행정의 결과물"이라며 "감초 국산화 시도가 정체된 국내 약용작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의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상봉 바이오생약국장은 "앞으로도 부처 간 적극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우수한 국산 한약재 자원을 꾸준히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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