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빠진다”… 2억 싼 공공아파트도 미분양
부동산 수요 위축으로 청약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심리가 확산하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란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입지가 좋으면서 가격도 매력적인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앞으로도 미분양이 계속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 접수를 받은 인천영종 A60블록 공공분양 일반공급(1·2순위)은 659가구 모집에 57건만 신청이 접수되면서 미달됐다. 앞서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다자녀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에서도 573가구 모집에 16건만 접수됐다. 특별공급 잔여물량을 대상으로 일반 공급까지 했지만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다. 인천영종 A60블록은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3억 9153만 원으로 인근 위치한 ‘영종힐스테이트’ 같은 면적의 작년 최고가(6억원)보다 2억원 넘게 낮고, 지난달 실거래가 4억 5000만원보다도 6000만원 정도 낮다.
같은 달 공급된 인천영종 A37블록도 특별공급 453가구에 청약 신청은 56건에 불과했고 이어진 일반공급도 경쟁률이 0.33대1에 그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집값이 계속 빠지고 있어 청약 수요자들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입지가 우수하면서 가격도 매력적인 단지를 제외하고는 청약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시장 분위기를 감지하고 공공분양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작년 하반기 발표한 올해 공공분양 사전청약 계획 물량 3만2000가구 중 2만4100가구의 공급 일정이 내년 이후로 연기됐다. 수도권 3기 신도시인 하남교산, 인천계양, 부천대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금융권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수요 감소로 미분양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청약까지 나오면 시장 위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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