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이언주 "이상민, 112 녹취 공개에 마지못해 사과...수습 후 사퇴해야"
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2일 (수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눈물의 애도의 시간도 물론 필요하지만, 책임자들의 사과, 냉철한 진상 규명은 반드시 이어져야 하겠죠.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하 이언주): 안녕하세요.
◇ 박지훈: 여당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더욱 무거우실 거 같습니다.
◆ 이언주: 일단 저도 10대 자녀가 있기 때문에요. 남의 일 같지가 않고. 그 또래들이 유치원, 초등학교 다닐 때 핼러윈 파티라든가 핼러윈으로 많이 놀았거든요, 영어 시간이라든지. 저도 그런 거 사 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같이 놀러가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행사한다고 하면. 그러니까 그런 거에 익숙한 세대예요. 그래서 '왜 외국 귀신 축제에 젊은이들이 그렇게 하냐', 이렇게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 세대를 이해를 못 해서 그래요. 우리 때하고는 조금 달라요.
◇ 박지훈: 예를 들어서 우리가 크리스마스 생각하듯이?
◆ 이언주: 그거랑 비슷한 거죠. 그냥 재밌는 일이고, 어렸을 때 공부할 때 노래 같이 부르면서 핼러윈 노래도 부르고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거든요. 그래서 참 마음이 아프고. 특히 정부 관계자들이 좀 더 빨리 겸허하게 국민들한테 무한한 책임을 지는 자세로 얘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뒤늦게라도 사과해서 다행입니다.
◇ 박지훈: 지금 애도 기간인 만큼 정쟁은 삼가자는 게 전반적 분위기인데,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국민 애도 기간'을 핑계 삼아 정부 책임을 회피하고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 왜냐하면 어제 사과를 하긴 했지만 신고가 공개된 이후에 사과한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언주: 그런데 저는 애도 기간에 대한 이해를 우리가 제대로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애도 기간이라는 건 우리가 예를 들어서 술자리든 행사든 이런 걸 계속 못 하게 되면 우리 자영업자들이 너무 어렵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아마 애도 기간을 둬서 그 기간 동안 우리가 모든 걸 삼가고 그게 끝나면 마음은 애도를 계속 하더라도 일상으로 돌아가자, 이런 취지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하고요. 애도 기간이라고 해서 원인 규명이라든지 책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 애도 기간이니까 그런 걸 하지 말자? 그런데 사실 피해자들 입장 바꿔서 생각해 보면, 부모들이라든가 유가족들이라든가 돌아가신 분들 생각을 해 보면, 당연히 그분들에 대한 도의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원인을 밝히고 정말 잘못한 사람들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죠.
◇ 박지훈: 이게 법조인 시각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재판이나 일을 하면서 '책임진다', '합의하겠다'고 하면 '인정'하는 걸로 보여서, 혹시 그런 것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 이언주: 사실 저도 변호사 출신이긴 하지만 근데 저는 기업 쪽 변호사라 그런지 생각이 조금 다른데, 어쨌든 보면 송무라든가 법적 공방을 오래해 온 사람들은 그런 경향이 있으신 것 같아요.
◇ 박지훈: 아주 강박적으로, "책임 있다", "잘못했다" 말하는 걸 두려워합니다, 의뢰인이 있으면. 그 얘기는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런 얘기를 항상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작용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 이언주: 그런데 법정에서 법적 책임에 대해서 얘기할 때 그런 거고요. 사실 행정과 정치는 좀 다르죠. 정치적 책임 내지는 국민에 대한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세거든요. 일단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죠. 그 사람이 내가 국민들에 대해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는다고 해서 어떤 구체적인 법적 책임 부분에서 책임을 져야 된다? 그건 좀 다른 얘기잖아요, 사실은. 그런데 만약 그런 생각이라면, 그렇다면 공직자 하시면 안 되죠. 정치도 해서는 안 되고 공직자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자세를 가지고는. 그러면 그냥 법적 공방만 계속하셔야죠. 판검사 하시고. 소송, 송무 변호사 하시고. 이러시면 되죠.
◇ 박지훈: 사과가 나왔습니다. 이상민 장관, 오세훈 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언주: 마치 엎드려 절 받기 비슷한. 국민들의 심정으로 보면. 그 사이에 너무나 국민들한테 상처를 주시고 특히 유가족들, 물론 경황이 없어서 거기까지 생각 못 했을 수 있지만 얼마나 화가 났을까. 그런데 화를 낼 기운도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저도 막 화가 나던데. 경찰청장은 그 사이에 어떤 말실수를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용산구청장이라든가 이상민 장관,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들 하셨잖아요. 그래서 '평소에도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행정에 임하시나?' (생각했는데) 만약에 그렇다면, 그래서 이렇게 대처를 제대로 안 했나.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오히려 '그러니까 그렇게밖에 못 했겠구나', 이런 생각도 심지어 들고요. 뒤늦게 "책임을 통감한다", 이런 식의 사과는 하셨지만 결국 이분들은 실질적으로 어제 녹취록 나온 걸 보면 법적 책임도 사실은 그냥 넘어가긴 어렵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들고요. 아마 녹취록 나오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 박지훈: 사과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 이언주: 그 녹취록이 나왔는데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어요. 그건 법적 책임도 거의 인정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 전에 아예 본인의 공직자로서 무한 책임 얘기도 좀 하셨으면 훨씬 나았을 텐데. 저는 매를 버는 것 같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일단 사고 수습을 해야 되겠지만 거기에 최선을 다하시고, 저는 수습이 끝나면 더 이상 이 직을 맡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지훈: 이상민 장관이나 경찰청장을 얘기하는 겁니까?
◆ 이언주: 네. 임명직. 선출직 같은 경우에는 선출한 유권자가 있으니까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될 것 같고. 임명직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대통령께서 문책을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어떤 책임을 질 수는 없잖아요. 그러면 그 책임의 표현은 책임당사자의 문책으로 표현이 되는 거죠.
◇ 박지훈: 야당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왔는데요. 혹시 당내에서 건의 관련된 얘기는 나오고 있습니까?
◆ 이언주: 글쎄요. 내부적으로 아직까지는 들어보지는 못했는데요. 있다 하더라도 그게 밖으로 나오겠습니까. 그런데 어쨌든 애도 기간이 끝나고 뭔가 유가족한테도 그렇고요, 대국민 사과 이런 건 고민은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정부 측의 책임 등이 어제 녹취도 나왔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씩 증거랄까요, 이런 게 너무 명백하게 자꾸 나오기 때문에 아마 필요할 수도 있지 않겠나. 그것도 국민들을 상대로 굴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 지금 무엇보다도 특히 유가족들, 피해자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위로와 따뜻한 위안, 이런 게 필요하잖아요. 그러면 최고 지도자의 진솔한 어떤 마음이 표시되는 게 필요할 수 있죠. 저는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는데.
◇ 박지훈: 어떤 의미로든지간에 그런 얘기들이 필요할 것이다?
◆ 이언주: 그렇죠. 그것이 나의 잘못을 인정한다, 이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죠. 그리고 정치적인 이런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 어쨌든 행정의 최고 수반이잖아요. 그러면 본인이 직접 잘못한 게 아니라 하더라도 밑에 사람들이 분명히 잘못한 거 아닙니까, 어제 녹취나 이런 것들을 보면. 그러면 그 사람들을 다 대표하는 입장에서 잘못을 통감하셔야 하죠.
◇ 박지훈: 112 신고가 11건 있었는데, 4건만 출동했다고 하고요. 또 신고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압사 얘기도 나오고, 조치 과정도 질문했는데 결국 제대로 조치를 안 했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 이언주: 그러니까요. 너무 기가 막히죠. 11번인가 신고가 접수가 됐고 7건인가는 아예 출동도 하지 않고 상황 종료 됐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그럼 만약에 테러라든가 그런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럴 때도 이렇게 할 건가. 녹취 내용을 보면 신고 상황이 굉장히 급박하고 압사 표현도 나오고요. 그냥 묵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던데 어떻게 그렇게 다 상황 종료하지. 이 부분 철저하게 밝혀야 된다.
◇ 박지훈: 혹시 인원이 부족해서 못 간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이언주: 그것도 웃기는 거죠. 예를 들어서, 종료한 경우 말고 신고해서 현장 출동한 경우가 있을 것 아닙니까. 몇 명이 갔다면 당연히 그때 용산경찰서나 파출소 정도의 인력으로는 부족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었고 도대체 이게 한두 명의 경찰이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테니까. 그래도 시간이 있었잖아요. 그러면 응당 그럴 경우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지휘를 구해야죠. 지휘를 구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자기가 다 소화할 수 있는 게 안 되니까 아마 지휘를 구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때 어느 선에서, 어느 단계에서, 왜 묵살이 됐는지. 묵살이 된 것 아닙니까, 지금 보면?
◇ 박지훈: 묵살이 됐으니까 인원 배치가 안 됐겠죠?
◆ 이언주: 그렇죠. 그리고 왜 그렇게 됐는지, 이건 밝혀야죠. 만약에 이런 식으로 된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테러가 일어나도 그렇게 됩니까? 그러면 이게 뭐가 다릅니까. 어쨌든 사망자가 150여 명이나 발생했는데. 이게 실제로 이것보다 더 큰 참사가 있을 수도 있어요.
◇ 박지훈: 윤석열 대통령도 112 신고내역을 접하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 이언주: 그럼요. 당연히 그러셨겠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박지훈: 윤희근 경찰청장은, 진상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경찰청에 특별 독립기구를 설치해 수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는데 그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이언주: 일단 본인이 수습하시고 이제 사퇴하셔야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걸 감찰을 하고 이 사람들 다 처벌해야 될 것 아닙니까. 안타깝게도 정말 나중에 수습하려고 최선 다했다 하더라도 그 전에 잘못한 건 잘못한 거예요. 어쩔 수 없거든요. 그런 수장으로서 본인이 '내 직을 내려놓겠다', '그러나 수습은 내가 하고 그만두겠다', 그 정도 자세를 가져야 되고 실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보면 법적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고 보이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감찰, 필요하겠죠. 그것도 당연히 해야 되고 조사도 해야 되는데. 그걸 마치 밑에 사람들, 일선에 있던 사람들한테만 책임 묻는 식으로 진행돼서는 곤란하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지휘 체계의 부재, 그리고 지휘에서 어떤 의사 결정의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한 거거든요. 일선에서는 만약 이것을 보고를 안 했거나 혹은 그것을 묵살했다, 그래서 지휘를 구하는 것 자체가 없었다. 그러면 문제지만,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어느 선에서 묵살이 됐다고 한다면, 그러면 그것은 일선의 잘못은 아닌 거죠.
◇ 박지훈: 그렇다면 지휘라인에 있는, 경찰청의 책임자인 경찰청장도 책임을 져야 되는 상황이다?
◆ 이언주: 설마 이게 보고가 안 됐겠느냐. 어느 선에서는 되고 이게 어느 중간 단계에서 끊어졌겠죠.
◇ 박지훈: 그러면 이것과 행안부 장관도 관계가 있다고 봐야 됩니까?
◆ 이언주: 그분은 정무적으로 최고책임자죠. 어쨌든 실무 단위의 최고책임자. 행정안전, 또 재난관리의 최고책임자. 사실은 잘잘못을 떠나서라도 상징적인 책임, 정치적인 책임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러면 가장 상징적인 분이시죠. 그런데 본인 잘못도 없다고 볼 수 없고요. 그런데 잘못이 없어도 이런 경우에는 책임을 지셔야 하는 자리예요.
◇ 박지훈: 그런데 잘못이 있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더 문제다, 이런 말씀이네요?
◆ 이언주: 예. 그러니까 '잘못이 없으니까' 이런 생각도 안 하셨으면 좋겠다.
◇ 박지훈: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과 말씀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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