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이태원 참사, 자연재해 아니다...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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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인재(人災)의 성격이 있다는 주장을 외신들이 주목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번 참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면서 "분명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밀라드 하가니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교수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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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인재(人災)의 성격이 있다는 주장을 외신들이 주목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번 참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면서 "분명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밀라드 하가니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교수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NYT는 참사 현장인 폭 3∼4m짜리 골목에 대해 "경찰이나 관련 당국은 이 골목이 위험한 병목 지역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있었어야 한다"며 "그러나 경찰도, 서울시도, 중앙정부도 이 지역의 군중 관리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가니 교수는 "당국은 밀집도가 높은 곳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과거 사건에서 배워야 한다. 그런 과거의 경험을 통해 이번에 서울에서 벌어진 일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경찰관 배치 부족, 대규모 인파 밀집 상황의 안전관리 대책 부족 등이 참사를 불러왔다며 당국의 부실관리 정황을 지목했다.
참사 당일 10만 명 이상이 방문할 거라는 예상이 미리 나왔는데도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당일 이태원 방문자 수는 약 13만 명으로 추산된다. 도보, 자가 방문객 수를 제외한 수치다.
CNN은 원래 사람들이 자주 몰리는 이태원에서 어떻게 이런 재난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난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이엠 CNN 국가안보 해설가는 "인파 규모를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해서 사람들을 밖으로 빼내야 할 필요를 감지했어야 하기에 이런 부분에서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논평에서 "이번에 서울에서 벌어진 일은 자연재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통신은 "이런 참사를 피하기는 쉽지 않지만, 당국은 이런 사건을 피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참사 당일 현장에서 다른 사람을 밀거나 잡아당긴 사람들이 사고를 유발했는지 조사에 나선 경찰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주요 스포츠 행사 군중 관리 담당자인 이세 머피는 WSJ에 "상당수 군중 밀집 사고 사례에서 질서를 외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돕거나 밀집도를 낮추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며 "경찰이 개인을 조사하고 사고 원인을 이들에게 돌린다면 매우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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