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조사특위 제안한 정진석 "12번 구조 신고, 4번 출동한 경찰…응당 책임 물어야"

"정부와 여당은 156명 시민 숨진 이태원 사고 무한책임, 어디도 미루지 않을 것"
"여야-전문가 동참 '이태원 사고 조사특위' 제안, 애도기간 직후 당내 특위 구성"
"사고 직후라 기발하고 과격한 제안 많지만, 중요한 건 속도보다 방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직전 수시간 동안 관할 경찰서 등이 '할로윈 인파로 인해 압사할 것 같다'는 신고를 십수차례 접수하고도 부실대응한 정황에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반응했다. 아울러 "4번 출동한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대 충원 등 왜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사고 발생 4시간 전 이미 사고 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하며 경찰의 현장 통제를 요청하는 112신고가 있었다. 12차례의 급박한 구조 신호가 있었는데,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정부의 제1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고, 정부와 여당은 156명의 시민이 숨진 이태원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다. 책임을 어디에도 미루지 않고, 이태원 사고를 수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비대위원장은 "애도 기간이 끝나는 즉시 여야와 정부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 사고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며 "애도 기간 직후 당내 특위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닌 정확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 등이 계속해서 제기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 등에 대해선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거기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며 "이번 사고를 정확하게 분석한 토대 위에서 작동 가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선 그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사고 직후라 기발하고 과격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면서 "우리 법체계와 사회 운영 시스템에 맞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성숙하면서도 지혜로운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정부에 사태 수습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