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에서 빛난 ‘짬’의 장면들

노도현 기자 2022. 11. 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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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강민이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동점 홈런을 친 뒤 최지훈과 포옹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5-6으로 패색이 짙던 9회말. SSG 추신수가 키움 마무리 김재웅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벤치는 다음 타석에 최지훈 대신 김강민을 내보냈다. 한국시리즈가 처음인 최지훈이 안타 없이 침묵하자 이미 7차례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불혹의 베테랑 카드를 꺼냈다.

대타 김강민은 차분히 2개의 볼을 골랐다. 3구는 바깥쪽 존에 걸친 스트라이크. 김강민은 김재웅의 4구째 직구를 힘껏 퍼올렸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동점포이자 40세1개월19일에 나온 한국시리즈 최고령 홈런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SSG의 ‘짬’(경험)과 키움의 ‘패기’ 대결로 압축된다. 1차전은 패기의 승리였지만 SSG 베테랑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김강민은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한유섬, 최정 등 주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거라 믿는다. 내가 뒤에서 잘 받치는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크레이지 가이’(미친 선수)가 나올지 기대된다”며 자신보다는 후배 선수들을 향해 관심을 돌렸다.

하지만 이날 자신이 직접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내면서 영웅이 될 뻔했다. 10회말 2사 1·3루에서 맞은 마지막 찬스까진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분명한 건 김강민이 한국시리즈 1차전을 명승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김강민과 함께 8번째 한국시리즈에 나선 최정은 한국시리즈 첫 대포의 주인공이 됐다. 최정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후 키움 선발 안우진의 6구째 시속 153㎞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너머로 보냈다. 개인 통산 한국시리즈 6번째 홈런이다. 5회에는 키움 세 번째 투수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어릴 땐 선배들에게 기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버팀목이 돼야한다. 최정은 경기 전 고참의 무게를 털어놓으면서 “내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다. 그냥 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람은 어느 정도 통했다. 홈런 1방을 포함해 2안타 2타점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또 한명의 베테랑 김성현은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회 선제 적시타를 날렸고, 3-4로 뒤진 6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타를 터뜨렸다. 팀이 6-7 한 점차로 패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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