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들 소리 시끄럽다"… 놀이터 폐쇄한 30억 강남아파트

이민하 기자 2022. 11. 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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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원에 달하는 강남아파트에서 어린이집과 어린이놀이터 시설 사용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쪽에선 시끄럽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의 놀이터 사용을 금지해달라 하고, 다른 쪽에선 이 같은 금지 조치가 잘못됐다며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넣고 맞선다.

그러나 다른 입주민 B씨는 이 같은 조치가 잘못됐다고 생각해 같은 달 28일 구청에 현재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에 어린이 출입이 금지됐다며 해당 조치를 풀 방법을 알려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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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그랑자이, 놀이터 소음 민원에 출입금지… 일부 주민 반발에 정상 운영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전경

'아이들 소리가 시끄럽다며 놀이터 이용을 중지하라고 합니다. 애 있는 분들은 이사오지 마세요.' (호갱노노 앱)

30억원에 달하는 강남아파트에서 어린이집과 어린이놀이터 시설 사용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쪽에선 시끄럽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의 놀이터 사용을 금지해달라 하고, 다른 쪽에선 이 같은 금지 조치가 잘못됐다며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넣고 맞선다.

2일 서초구청 등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입주민 A씨는 지난 9월 입주민대표회의에서 어린이집 아이들의 놀이터 출입을 금지해달라는 안건을 제시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였다.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은 서초 구립으로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입주민과 주변 지역 거주민들의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시설이다. 정원은 0세부터 만5세까지 60명이다.

해당 안건은 입주민대표회의를 거쳐 아이들의 놀이터 이용이 제한됐다. 그러나 다른 입주민 B씨는 이 같은 조치가 잘못됐다고 생각해 같은 달 28일 구청에 현재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에 어린이 출입이 금지됐다며 해당 조치를 풀 방법을 알려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구청 측은 해당 민원 접수 이후 관련 규정 등을 검토, 지난달 12일 아이들의 놀이터 이용을 제한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놀이터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 공동시설이기 때문에 나이 등을 이유로 이용자격을 나누거나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놀이터 같은 공동시설은 누구든지 안전 규정에 따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린이들만 특정해 이용을 제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놀이터 등 어린이시설 정상 운영 중…주민간 갈등 불씨는 남아
현재 해당 아파트단지의 어린이 놀이터는 이용 제한이 풀렸으나, 입주민간 갈등이 전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몇몇 입주민들이 어린이집 아이들을 상대로 '이 아파트가 얼마짜린데 조용히 다녀라', '학원 차량이 단지 내에 다니면 공기가 오염이 된다'는 등의 항의를 지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배동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주민들끼리 다툼이 있었는데 지금은 놀이터에서 애들 노는 소리도 들리고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방배그랑자이에서는 해당 문제가 일부 부동산 앱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거지자 아파트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쉬쉬하는 분위기다. 한 방배그랑자이 입주민은 "다른 곳도 아니고 안전하게 놀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놀이터에서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상식선을 크게 벗어난 것"이라며 "제대로 살 수 없으면 집값이 수십억원씩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한탄했다.

특히 어린이 놀이터를 반대하지 않는 대다수 입주민들은 이 같은 논란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입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단지 내 놀이터를 외부 어린이들까지 같이 이용하게 되면서 주민 불만이 생긴 것은 맞지만, 실제 놀이터를 폐쇄하는 일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규약에 따라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 지역의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방배동에 자리한 방배그랑자이는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하이엔드급 브랜드 '그랑자이'를 적용했다. 지난해 7월 전체 8개동, 756세대로 준공됐다. 학군, 교통 등 우수한 주변여건이 주목받으며 한 때 전용면적 84㎡가 30억원 안팎에 거래, 방배동 일대 초고가 단지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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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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