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우승 투수코치가 한화에 왔다 "좋은 투수들 많습니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지난해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한 박승민(45) 투수코치가 한화에 합류했다. 우승 코치의 경험이 최하위 한화에 어떻게 녹아들지 주목된다.
올 시즌을 마친 뒤 KT를 떠난 박승민 코치는 키움 시절 함께한 손혁 한화 단장의 제안을 받고 대전에 새 둥지를 텄다. 1군 불펜코치로 호세 로사도 메인 투수코치와 한화 투수진을 책임진다. 선수 은퇴 후 키움에서 1군 불펜코치, 메인 투수코치를 거쳐 2019~2021년 3년간 KT에서 1군 메인 투수코치로 경험을 쌓은 노하우로 한화 불펜을 담당한다.
지난달 31일부터 대전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박승민 코치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곳에 와서 기대된다. 전체적으로 팀과 선수 모두 더 좋아질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며 “외국인 감독님, 코치님과 함께 1군에서 지도하는 건 처음이다. 언어적인 어려움은 있을 수 있어도 야구는 다 같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과 로사도 코치님이 추구하는 방향에 잘 맞추겠다”고 밝혔다.
사이드암 투수 출신 박 코치는 키움 시절인 2016년 신재영(SSG)의 신인왕 등극을 도왔고, 2017년 최원태가 10승 투수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했다. 2019년 KT로 옮긴 뒤에는 배제성을 10승 선발로, 주권을 홀드왕으로 만들어내며 육성 능력을 인정받았다. 젊은 투수들이 많은 한화도 영건 육성에 일가견을 보인 박 코치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코치는 “내가 그 선수들을 키워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원래부터 자질이 좋은 선수들이었고, 각자 갖고 있는 장점들을 살리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은 것이다. 한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로사도 코치님이 메인으로 계시기 때문에 나의 생각을 먼저 앞세우면 선수들에게는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한 발 빠져서 회피할 생각은 없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소통을 통해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쪽으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데이터를 근거로 투수들의 피칭 디자인을 짜는 데 능한 지도자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박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 폼을 중시하는 지도자들도 많지만 메카닉보다 공을 먼저 보려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공보다 선수를 본다. 난 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의 변화를 주기 위한 메카닉도 중요하지만 이 선수가 던지는 공에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최원태는 투심, 주권은 체인지업으로 주무기를 단순화시켜 극대화했다”고 자신의 지도 철학도 이야기했다.
1군 메인 투수코치로서 우승 경험도 큰 무기. 박 코치는 “선수 때 우승한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선수 한 명, 한 명 모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성장 과정이 모두 떠오른다. KT가 9위를 한 뒤 팀에 가서 6위, 2위, 1위로 성장했던 과정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KT를 떠나게 됐지만 우승 코치로 만들어준 선수들에겐 정말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이제는 다른 팀이지만 항상 고맙고, 응원하는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고 전 소속팀 제자들에게도 진심을 전했다.
이제는 그 경험을 한화로 옮기고자 한다. 박 코치는 “상대팀에서 한화를 봤을 때 능력이 좋은 투수들이 많았다. 충분히 뛰어난 자질이 있는데 결과가 안 따라주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아직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다.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가는 중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은 대화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감독, 코치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박 코치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박 코치는 “어디를 가나 누구든 다 장점이 있고, 배울 점들이 있다. 이 분들의 장점을 배우며 제 생각도 피력할 게 있으면 피력하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다같이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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