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 전 112 신고 11건...경찰 출동은 4건만 왜?

김경호 2022. 11. 2. 10: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로윈 참사 당일 사고 4시간여 전부터 '압사'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고 발생 시간(오후 10시15분) 불과 한 시간 전인 오후 9시7분부터 9시10분, 9시51분, 10시, 10시11분 등 총 5건의 신고가 사실상 같은 장소에서 들어왔음에도 경찰은 전화로만 상담하고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사고 직전 112신고 11건 중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건 4건(6시34분, 8시9분, 9시, 9시2분)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시34분 최초 신고 접수...10시11분까지 11건
4건만 현장출동...6건 전화 후 ‘종결’, 1건 미확인
신고서 9차례 “압사” 언급...현장 통제 요청 빗발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로윈 참사 당일 사고 4시간여 전부터 ‘압사’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 현장 출동은 4차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부실대응 비판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사고 발생 시간(오후 10시15분) 불과 한 시간 전인 오후 9시7분부터 9시10분, 9시51분, 10시, 10시11분 등 총 5건의 신고가 사실상 같은 장소에서 들어왔음에도 경찰은 전화로만 상담하고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참사 전부터 위기 신호가 접수됐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6시34분께 인파가 너무 많아 “압사당할 것 같다”는 최초 위험방지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출동한 뒤 종결 처리했다.

이후 약 1시간 반 뒤인 8시9분, 8시33분, 8시53분, 9시, 9시2분, 9시7분, 9시10분, 9시51분, 10시, 10시11분까지 10건의 같은 신고가 연이어 들어왔다.

오후 10시15분 사고 전까지 총 11차례에 달하는 112신고에서 신고자들은 인파가 몰린 위험한 상황을 언급하며 경찰의 현장 통제를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신고자들이 총 9차례 '압사'란 단어를 언급했다.

신고 내용을 보면, 공교롭게도 사고가 일어난 해밀톤호텔 골목길의 편의점에서 들어온 첫 신고에서 신고자는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다”면서 경찰의 현장 통제를 촉구했다.

1시간 30분 뒤 들어온 오후 8시9분과 33분의 2·3차 신고에서도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서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진다”, “사고 날 것 같다”는 위기감이 통화 내용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오후 9시 이후부터는 순식간에 현장 상황이 악화된 듯 다급한 신고가 이어졌다. 첫 신고 이후 “압사”란 말도 이때부터 다시 등장했다. 신고자들은 “아수라장이다”,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라고 호소했다.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뉴스1
 
오후 9시10분 신고에선 “안 쪽에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라고 말했고, 사고 직전 마지막 신고인 오후 10시11분 통화에서는 “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날 것 같아요”라는 신고자의 말 뒤에 탄성과 비명소리가 두차례 들려오기까지 했다.

4분 뒤인 오후 10시15분쯤 폭 3.2m 남짓한 좁고 경사진 골목길에서 다수가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고 112 신고가 폭주했다.

하지만 사고 직전 112신고 11건 중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건 4건(6시34분, 8시9분, 9시, 9시2분)이었다. 나머지 6건은 전화상담 안내 종결했다. 나머지 1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출동 관련 지침에는 같은 전화번호나 동일 장소에서 반복 신고가 들어올 경우 살펴보라고 명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셈이 됐다.

신고 접수코드로 보면 긴급출동이 필요한 접수코드로 분류된 경우는 8시33분, 53분, 9시 7분~10시11분까지의 신고(코드1)와, 오후 9시 신고(코드0)였으나 이중 출동한 것은 9시 신고가 유일했다. 그 외에 출동은 ‘코드2’로 분류된 최초 신고 오후 6시34분, 8시9분, 9시2분에 집중됐다.

현재 경찰청은 왜 현장출동을 하지 않았는지, 현장출동으로 기록된 4건은 모두 실제 제대로 조치가 이뤄졌던 것인지에 대해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치안 수요를 감당할 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112신고 녹취록 공개 배경과 관련해선 “앞으로 뼈를 깎는 각오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