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기획-리얼 메타버스②] 부캐 열풍…나 대신 아바타가 취미 즐기고 돈도 번다
기사내용 요약
부캐 열풍과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 맞물려 메타버스 관심 증폭
10대들은 가상현실서 부캐 만들어 소통하는 것에 더 익숙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아바타 간 소통 넘어 사회·문화 활동
현실세계와 연동해 경제적 가치도 창출…디바이스는 한계점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꾸미고 직접 만든 아이템을 팔아 돈도 번다. 블록체인과 대체불가토큰(NFT)은 메타버스 내 기술로 활용돼 가상경제 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집이나 건물, 땅도 팔 수 있고 기업들은 메타버스 내에 상점을 오픈한다.
자신의 ‘부캐(또 다른 자아·부캐릭터)’로 놀이를 즐기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이른바 '부캐' 열풍이 불면서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꾸미고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은 아바타로 소통하는 것을 넘어 사회·문화·경제활동을 즐긴다. 이미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10대 청소년들은 가상현실에서 부캐 아바타로 활동하는 게 더 익숙할 정도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탔다. 미국에서 미성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지난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9월 이용자 수는 5780만명에 달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고 메타버스로 돈을 벌겠다고 선언했다.
나만의 아바타 활용한 메타버스 인기…실생활 구현 등 메타버스 플랫폼도 진화
메타버스서 아이템 거래 넘어 아트·부동산 거래…창작 활동 통한 수익 창출로 생태계 확장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다양한 온라인 모임을 즐길 수 있는 신규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를 공개했다.
단순 3D를 넘어 현실세계를 그대로 옮겨 놓는 ‘실사’ 기반의 메타버스로 차별화를 꾀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컴투스는 실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전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인프라스트럭처 ‘컴투버스’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칼리버스와 함께 차세대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실감을 대폭 강화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결제 기능까지 갖췄다.
이들 메타버스 플랫폼 모두 3차원(3D) 아바타라는 부캐를 만들어 직접 꾸밀 수 있고, 서로 소통하고 ‘실생활’을 살아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10대들 사이에서는 ‘부캐’를 만들어 소통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세계 3억4000여 이용자를 보유한 제페토는 80%가 10대 청소년일 정도다. 이들은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개성 있게 꾸미는 커스텀에 열광하고 소통하며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한다. 가상 공간에서의 자아는 현실 세계의 자아만큼 중요하다.
제페토 아바타로 만든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무려 7200만뷰를 기록했다. 제페토에서 이뤄진 팬사인회는 8일간 3000만명을 돌파했다. 구찌, 나이키, 컨버스, 디즈니 등 명품브랜드들도 제페토에 입점해 수익을 창출한다.
부캐 열풍은 유통업계, 패션업계, 방송업계 등 각종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매장이나 체험 공간을 열고 고객과 소통하거나, 가상의 공간에 모여 업무 회의, 미팅 등을 진행한다.
정치권에서는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출마 선언이나 공식 포부를 전하기도 한다.전문가들은 이런 부캐 활동의 증가가 메타버스 시대 진화를 이끌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 이용자들이 많아질 수록 경제활동도 활성화 된다. 메타버스 서비스에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이 결합하면서 단순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나 가상의 부동산, 그림 등 지식재산권(IP)을 투자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 10대들은 제페토 내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로블록스’에서 크리에이터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지난 2020년 3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메타버스 경제의 핵심은 이용자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내에서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 ‘C2E(Create To Earn)’가 주목받고 있다. 창작자에게 더 많은 권한과 보상을 주고 거래를 편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미국의 로블록스는 지난 2020년 기준 35만명이 300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제페토 창작자는 메타버스 공간인 월드와 맵을 만들거나 아바타 의상, 소품 등을 제작해 수익을 낸다. 이용자들이 제페토에서 통용되는 화폐 '젬'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면, 플랫폼 수수료(30%)를 제외하고 수익을 얻는다. 네이버제트는 지난 8월 31일 태국 최대 통신사 '트루'와 제페토 생태계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태국 내 창작자들의 수익화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이프랜드에서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메타버스 생태계를 강화하는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카카오는 자사 메타버스 전략 '카카오 유니버스'을 통해 크리에이터를 위한 경제 생태계인 B2B2C(기업·소비자 모두와 동시 거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완성도 높이려면 디바이스 발전 필수적…AR글래스 경쟁 본격화
이에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유수 기업들은 AR글래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자체 AR 헤드셋과 스마트 글래스, 전용 운영체제(OD)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5월 AR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AR글래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세계 AR·VR 기기 출하량이 2025년께 2576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AR글래스 시장 규모는 2020년 25만5600개(추산)에서 연평균 80.3% 규모로 성장해 2027년까지 1580만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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