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재용 회장 승진으로 지배구조 개편될까···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 시나리오 '삼성물산 지주회사 전환' 혹은 '삼성전자 분할'
다만 지배구조 개편 대신 주주환원 등으로 구조 유지할 가능성 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0년 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과 ‘삼성전자 분할’, 이 두 가지를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상 시나리오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부회장에 오른 후 10년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해석하고 있다. 이 회장 승진과 더불어 구 미래전략실 성격의 컨트롤 타워 복원 예상이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최대주주 특수 관계인 의결권은 15%로 제한돼 있다”며 “회장 승진을 계기로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보험업법 개정에 대한 우려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힘을 보태준다. 최근 보험사 총자산의 3%를 따지는 기준이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뀌게 되면서 (법이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73% 중 21조 3000억 원에 해당하는 6.23%,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1.49% 중 2조 9000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0.84%를 매각해야 한다. 최 연구원은 “해당 법안 통과 시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의 7.07%에 대한 지배력 상실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예상 시나리오로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금 조달의 방법으로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분할 후 매각 △삼성물산과 삼성SDS 합병 가능성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 가능성 등이 제시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목적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이 방안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용 가능한 자산을 모두 매각한다 해도 지주회사 전환 최소 금액인 68조 원에 턱없이 부족한 것도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 삼성전자 분할 시나리오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삼성 금융 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 10.22%를 인수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인수 가능하다. 최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투자회사의 지분 10.22%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10조 4800억 원 수준”이라며 “충분히 동원 가능한 규모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선택지도 가능해 보인다. 최 연구원은 “분할 후에는 현물출자를 통해 삼성물산 → 삼성전자 투자회사 → 삼성전자 사업회사 구조로 재편된다”며 “해당 거래가 완료되면 삼성물산의 지주비율은 기존 11.1%에서 64%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시나리오대로 움직인다면 삼성물산은 지주회사,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중간지주회사, 삼성전자 사업회사는 삼성물산의 손자회사가 된다. 다만 이 경우 보험업법 개정에도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법 개정 후에도 7년의 유예 시간이 주어져 이는 장기적인 타임라인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심지어 해당 법안의 개정 가능성도 높아보이지 않아 삼성 그룹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며 “인적분할을 전제한다면 자사주 매입은 필수”라고 말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결국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주주가치 개선이 최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현재의 그룹 지배 구조를 유지하면서,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외부 조력을 통해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외부 조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환원 강화, M&A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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