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변수 된 에이스의 출혈···2022 KS, ‘안우진 시리즈’ 되나

김은진 기자 2022. 11. 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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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이 1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손가락에 물집이 터져 2.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아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안우진의 손가락 상태를 묻는 질문에 “문제 없다”고 했다. 동시에 물집 재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그 우려는) 시즌 내내 갖고 왔다”고도 했다. 모두가 2차전 선발로 예상했던 에릭 요키시를 중간계투로 대기시킨다는 계획에 안우진의 상태에 대한 의문은 더 커지기도 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경기 중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생기고 터져 2.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안우진의 유니폼 흰 바지에는 어떻게든 던져보기 위해 손가락의 피를 닦아낸 수많은 흔적이 남았다.

투수는 공의 실밥을 채서 던진다. 손가락 끝의 감각이 매우 예민하다. 체질에 따라 물집이 잘 잡히는 투수들이 있다. 안우진도 그런 경우다. 정규시즌에도 물집 문제로 쉬어간 적 있는 안우진의 손가락이 포스트시즌 들어 고생 끝에 결국 터지고 또 터졌다.

KT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오른손 중지와 검지에 물집이 잡혀 투구 수에 여유있는데도 등판을 마쳤던 안우진은 이후 닷새를 쉬고 5차전에 나갔다. 손가락은 그 사이 완전히 나았고 승리투수가 돼 키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이후에는 나흘 쉬고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갔다. 무사히 6이닝을 던졌지만 강속구 투수인 안우진이 직구 비중을 전체 투구 수의 3분의 1로 줄이고 변화구 위주로 던지자 손가락 상태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안우진은 그 뒤 또 나흘을 쉬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등판했다.

키움은 선발 투수에 여유가 없다. 단기전에서 안우진은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필승카드다. 어쩔 수 없이 안우진이 짧은 며칠 사이 등판을 반복하다보니 탈이 났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쳤던 오른손 중지가 다시 터졌다. 홍원기 감독은 “이번에는 상태가 좀 더 심한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다.

안우진의 존재 여부는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큰 변수다. 사실상 키움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징적인 투수이기 때문이다.

키움 안우진이 1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투구하던 중 오른쪽 손가락에 피를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상적이라면 안우진은 1차전 등판 뒤 닷새를 쉬고 5차전에 등판해야 한다. 그러나 선발 3명으로 가을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키움은 당장 4차전 선발도 없다. 투구 수를 조절해서라도 안우진을 사흘 쉬고 4차전에 내보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손가락 상태로는 4차전 등판은 불가능하다. 준플레이오프 때처럼 닷새 만에 회복을 할 수 있다면 5차전에는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상 정도가 당시와 다르다. 시리즈가 몇 경기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현재로서는 안우진의 재등판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물집이 자주 생기는 안우진은 회복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준플레이오프 당시에도 꼼꼼하게 노력해 회복했고 재등판할 수 있었다.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도 안우진은 빠른 시간에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상태가 좋지는 않아 보인다.

선발 한 명의 부재는 마운드 운용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안우진은 선발 한 명 이상의 엄청난 전력이다. 안우진의 추가 등판 여부에 따라 키움과 SSG의 사기까지 완전히 엇갈리게 된다. 안우진 그 자체가 이번 시리즈의 거대 변수가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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