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환경개선은 생존권과 직결된 최우선 과제”
스마트에코 리사이클링센터 구축…열분해 기술 도입
(시사저널=구자익 인천본부 기자)
인천시내에 굴뚝자동측정기(TMS)가 설치된 사업장은 42곳이다. 이들 사업장은 지난해에 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일산화탄소 등의 대기오염질을 약 1만1670톤이나 배출했다.
이들 중 인천시 서구에 LNG발전소 4곳과 소각장 5곳 등 총 16곳이 들어 서 있다. 이들은 지난해에 약 3475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냈다. LNG발전소 4곳이 뿜어낸 질소산화물 2589톤과 소각장 5곳이 배출한 염화수소 2.6톤이 포함된 규모다. 인천시내에서 배출된 전체 대기오염물질의 약 30%가 서구에서 배출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매립지를 껴안고 있는 인천시 서구의 수많은 현안 중에서 환경 문제가 빠지지 않는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도 '살기좋은 환경'을 중요한 과제로 손꼽고 있다. 취임 100일을 넘긴 강 구청장으로부터 서구의 환경문제를 풀어갈 정책과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들을 개선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점은.
"인천시 전체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중 43%가 서구에 집중돼 있다. 30년 된 수도권매립지와 수도권에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발전소, 폐기물‧하수‧분뇨를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아스콘업체, 국가‧지방산업단지 등 다양한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는 서구가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그간 주목받지 못하고,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환경개선은 어느 누구에게나, 어느 도시에게나 시급한 현안이다. 우리 구는 주민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절실함을 안고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입지를 제한하는 총량관리제 시행이다. 또 환경시설 개선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노후된 대기오염 방지시설 교체 및 설치를 돕고자 인천시 군‧구 중 최대 금액인 243억 원을 지원했다. 영세기업의 환경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매칭을 통한 맞춤형 기술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설 폐쇄․조업정지․고발 등을 통해 강력하게 관리해 나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드론‧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시스템 등을 도입해 배출량을 줄이면서 불법행위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
환경은 지속적·체계적으로 노력해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은 영역인데.
"환경을 살리지 않고서는 서구라는 도시도, 그 안에 사는 주민들도 미래를 꿈꿀 수 없다. 그렇기에 민·관이 함께 손잡고 작은 것부터, 우리가 해낼 수 있는 것부터 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도 쓰레기 없는 골목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재활용 분리수거 등에 적극 나서주셨고, 악취와 미세먼지 없는 도시를 위해 환경 관련 중소‧영세업자들이 힘껏 협력해 주셨다.
그 결과, 어렵고 불리한 환경 여건에도 불구하고 226개에 달하는 전국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환경부의 환경관리실태평가에서 5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인천 최초로 '맑은 공기 모범도시(Good Air City)'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대한민국 환경대상'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여러 방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수치상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2019년 대비 9% 감소했고, 악취 민원은 2018년 대비 무려 67%나 줄었다. 주민 모두가 체감할만한 환경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환경과 산업이 상생하는 가운데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하고 있기에 괄목할만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자신한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 구가 운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는 전국 1호다. 발생 후 조치가 아닌 사전 예방 시스템이다. 실시간 악취·기상측정 시스템과 악취시료 원격채취 시스템, 고성능 대기감시 시스템, 대기·악취 확산 모델링 시스템, 전력 사용 원격검침 시스템 등 첨단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중 악취·기상측정 시스템은 관내 산단 및 주거지역 15곳에 설치돼 있다. 실시간으로 복합악취와 암모니아,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4가지 항목의 농도를 파악할 수 있다. 대기·악취 확산 모델링 시스템도 5개의 복합기상측정기기를 활용해 대기 이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들 시스템을 통해 악취발생지점을 신속히 파악해 지도점검을 진행하는 등 민원처리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산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와 관련해 상시 악취배출사업장 지도점검과 더불어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를 주축으로 24시간 악취 민원 콜센터와 연계해 실시간 악취를 측정하고 시료 채취 차량을 운영함으로써 사전 예방에 총력을 다 하겠다."
스마트에코 리사이클링센터 구축 사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스마트에코 리사이클링센터는 재활용 처리가 어려워 소각되는 비닐류 등 저급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기술을 이용해 다시 석유 원료로 환원시킬 수 있는 시설이다. 폐기물을 직접 연소방식으로 태우는 소각장과 다르다. 300~400도 내외의 온도에서 간접 가열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태우면 경질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소각에 비해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생산품인 열분해유를 판매해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친환경 자원순환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11월 타당성 조사를 시작하고, 2024년까지 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2026년 말까지 시설공사를 준공해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모두가 실천 가능한 친환경 쓰레기 정책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열분해 기술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기업이 참여하는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 구가 직접 운영할지, 아니면 민간에 맡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소각은 900~1000도가 넘어가는데, 열분해는 300~400도쯤에서 이뤄진다.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을 이런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게 골자다.
어차피 소각장으로 가던 것을 열분해시설로 빼면, 소각하는 양이 줄어든다. 서구에서 하루에 10톤씩 처리할 계획이다. 열분해로 소각량을 줄이면, 강원도의 청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기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양한 열분해 기술이 있지만, 어떤 방식이 좋은 것인가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이 있다. 공직자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일단 추진해 보는데, 최종적으로 설계들어가기 전에 인천시와 상의해서 절차를 진행하려고 한다. 이 사업에 상징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업체 많을 것이다.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것이다.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절차가 진행될 것이다."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기 위해선 대체 매립지 확보가 관건인데.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서구 주민뿐만 아니라 인천시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 명제다. 특히 지난 30년간 수도권의 모든 쓰레기가 모이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한 서구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수도권매립지 종료는 '임기 안에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이고, 유정복 인천시장의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 매립지 조성은 지난해 두 번에 걸친 공모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오는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적정 규모의 친환경 대체 매립지 조성을 추진한다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소각재만 묻게 되면, 매립량이 크게 줄어들 테니 소규모 매립장에서도 폐기물 처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본방향은 4자 합의를 통해 대체 매립지 확보 방안을 찾은 후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는 것이다. 그 전 단계로는 매립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컨트롤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인천시와 긴밀하게 협의해 향후 매립 정책에 있어서 그동안 가장 큰 피해와 고통을 받아온 서구 주민들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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