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향한 탄도미사일에 '말폭탄'까지…'극렬한 도발' 수위 또 높인 북한

이설 기자 2022. 11. 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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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천 담화 이어 선전매체 총동원해 한미훈련 비난
'울릉도' 겨냥한 탄도미사일 쏘아 올리며 초강력 무력시위도 단행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달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지휘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남측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초강경 무력 도발까지 단행하며 긴장과 위협의 수위를 대폭 높이고 있다.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위협 담화와 선전매체의 대남 '말폭탄'에 이어 '실제 행동'까지 단행했다.

북한은 전날인 1일 밤 늦게 박 부위원장의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담화에서 언급된 '특수한 수단'은 지난 9월 말부터 보름간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한 전술핵운용부대의 탄도미사일 등 핵무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31일 시작된 한미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겨냥해 위협 담화를 냈다. 이번 훈련이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 훈련"이고 "대단히 재미없는 징조"라면서다.

박 부위원장은 "특수한 수단이 사용될 경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담화가 나온 지 약 9시간 만에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하며 실제적인 도발을 단행했다. 특히 3발의 탄도미사일 중 한 발은 울릉도를 겨냥해 발사하는 초강경 행보를 보였다. 이 미사일은 울릉도를 향해 날아오다 동해상의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의 이같은 도발은 표면적으로는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이번 훈련을 자신들에 대한 '최고 수준'의 위협으로 상정해 총력적인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합공중훈련에는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F-35B 스텔스전투기가 5년 만에 참가했다. F-35B는 북한의 레이더망에 포착되기 어려워 북한의 입장에서는 '최고지도부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무기체계다.

북한은 지난 9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5년 만에 동해상에 전개됐을 때도 강경하고 예민한 행보를 보이며 대대적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나서 보름간 '전술핵운용부대'의 탄도미사일 12발을 발사를 지휘한 것이다.

북한의 이번 행보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은 다시 크게 고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북한은 비질런트 스톰이 끝나는 4일까지 지속적인 도발을 감행하며 그 수위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날 박 부위원장의 담화, 탄도미사일 발사와 별개로 선전매체를 통해 '말폭탄'도 던지며 이같은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날로 악화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은 미국과 괴뢰들의 북침 전쟁 도발 책동이 실전 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뚜렷이 시사해주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특히 이번 연합공중훈련에 한미에서 240여대의 군용기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 "이만한 공군 무력이면 한 개의 전쟁도 치를 수 있다는 것은 초보적인 군사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괴뢰들이 이번 훈련에 대해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조치들을 억제하고 '대북 경고신호'를 보내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떠들고 있다"면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식의 주장은 이번 훈련의 도발적 성격을 가리우고 조선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몰아붙이기 위한 전쟁방화범의 궤변"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도 이날 "조선반도의 평화를 고의적으로 파괴하고 핵전쟁의 위험을 증대시키는 장본인, 주범이 다름아닌 윤석열 역적패당이라는 것을 뚜렷이 입증해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도 비질런트 스톰에 동원된 전투기를 일일이 언급하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적들의 이번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이 우리 공화국을 불의에 공중으로 선제타격하기 위해 실전과 같은 정황 속에서 강도 높이 강행된다는 사실"이라며 "분별을 잃은 호전광들에게 차례질 것은 자멸뿐"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비질런트 스톰 훈련을 비난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8시51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3발을 발사했다. SRBM 1발은 울릉도 방향을 향하다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 SRBM의 탄착 지점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로 파악됐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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